마지막 명절… 잠룡들 각축전
여론따라 거취 결정 잇따를 듯
유승민 대구서 ‘勢 확산’ 주력
보수 ‘TK 주도권 경쟁’ 가열
조기 대통령선거(4월 말~5월 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선 전 사실상 마지막 명절인 이번 설 연휴가 대선가도의 첫 분수령이 되고 있다.
여야 잠룡들의 설 여론 장악은 향후 표심의 기본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최종 출마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예비후보들은 설 연휴 민심 청취를 통해 거취를 결정한다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설을 앞두고 이미 출마와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대선가도의 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바른정당)이 지난 19일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26일에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각 정파의 예비경선 후보들이 출마 뜻을 접으면서 남은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 이동 속에 대권 구도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출마 선언도 본격화되고 있다. 바른정당의 대권 후보로 손꼽혀온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은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대선의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개혁보수와 TK(대구·경북)의 적자임을 자임한 유 의원은 “정의로운 나라, 민주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설 직전 이미 대선 출정식을 가졌다. 이들 예비후보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손학규 국민개혁주권연대 의장 등은 이번 설 연휴, 다양한 방식으로 대민 접촉을 늘리며 민심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특히 대구·경북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지역 간 여론이 뒤섞이는 명절을 처음 맞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범여권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지면서 TK에서의 적자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를 전후로 대선 주자들의 우열이 드러나면 당 지지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세대 간 정치적 성향이 엇갈리는 현상도 포착돼 명절 민심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박재일기자 park11@yeongnam.com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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