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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김이수 청문회…“이정도면 1급도 안된다” vs “적임자 기대된다”

2017-06-08
강경화·김이수 청문회…“이정도면 1급도 안된다” vs “적임자 기대된다”
질문하는 지역 의원//7일 국회에서 열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질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곽상도·최교일 의원,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 연합뉴스

야당 측이 ‘낙마 대상 1호’로 언급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7일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청문회장에 들어온 외교부 직원들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점을 야당 의원들이 지적해 실무자를 제외한 외교부 직원이 퇴장당했다.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강 후보자의 글로벌 역량을 소개하고 새 정부 장관으로서 기대감을 언급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강경화 “부동산 투기·논문 표절 사실무근”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강 후보자에게 “정통 관료가 아닌 최초의 여성 장관으로서 외교부 순혈주의, 폐쇄주의, 계파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적임자로 기대하고 있다”며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함으로써 의혹을 풀어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문희상 의원이 “일각에서 강 후보자가 해외 근무로 국내 사정에 어두운 점, 4대 강국과의 외교에서 실무 경험이 부족하고 정통 외교관이 아닌 점 등을 우려한다”고 하자, 강 후보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옆에서 보좌했고, 유엔에서 어려운 외교전을 벌인 경험이 있다. 장관이 되면 과거 유엔에서 얻은 인맥이나 역량, 시민사회와의 교분을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답변했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경산)은 강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솔직히 이 정도 의혹이면 국장에서 1급으로 올라가는 고위공무원 검증도 통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국당 윤영석 의원은 “미국에서는 탈세가 드러난 공직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사례가 없다”며 “본인의 재산 상황을 잘 몰랐다는 변명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의원도 “1984년 강 후보자의 박사학위 논문 가운데 35단어가 1976년 발표된 다른 논문과 일치하는데 표절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청원 의원도 “문재인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사 배제 원칙 5가지 중 최소 3가지 이상을 위반했다”며 “강 후보자가 뭔가 다른 생각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힐난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장녀에 대한 해운대콘도 증여는 외교부 해명과 달리 증여세 부과 대상”이라며 “강 후보자의 국외소득이 비과세로 건강보험 대상이 아니라는 외교부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강 후보자가 위장전입한 서울 중구 정동 정동아파트 502호가 이화여고 진학을 원하는 학생을 위한 ‘위장전입 허브’로 사실상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강 후보자는 위장전입과 세금 체납에 관해서는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부동산 투기와 논문 표절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그는 자녀의 위장전입과 관련해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공직자로서 판단이 매우 부족했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이수 “시민군 사형선고 재심 판결 수용”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청문회는 의원들의 의견 대립 속에 정회 사태까지 빚어졌다.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시작 전부터 청문위원 제척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한 적이 있는 여당 청문위원들을 제척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여당은 법률 근거를 대라고 반발했다. 법률용어인 제척(除斥)은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특정한 사건의 당사자 또는 사건의 내용과 특수한 관계를 가진 법관 등을 그 직무의 집행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은 “(후보자가 내린 판결) 19건 전부가 민주당에 편향된 판결이었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청문회에 참여하는 것도 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하자,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마치 민주당 의원들이 여기 청문위원으로 있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 것처럼 문제 제기를 하는 건 잘못됐다”고 맞받아쳤다. 야당은 과거 군 법무관 시절 5·18민주화운동 시민군에 사형 선고를 내린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자신은 막 사법연수원을 나온 군 법무관이었다면서 실제 4명의 경찰관이 숨지는 등 실정법이 가진 한계를 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재심의 무죄 판결을 수용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여야 공방이 숙졌다. 야당은 병역 시력검사 조작 의혹과 서울 판교 아파트 투기 의혹 등 도덕성 검증에 주력했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 보고서 채택은 이날 무산됐으며, 여야는 9일 정무위원회를 다시 열어 논의키로 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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