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신데렐라’ 현대적 감각 재해석
한국 대표 무용수 안재용 출연
파격적인 의상·음악도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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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년 만에 한국을 찾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 한 장면.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
세계 정상급 컨템퍼러리 발레단인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대구를 찾는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한국 공연은 2005년 이후 14년 만이며, 대구는 처음이다. 작품명은 ‘신데렐라’로, 오는 8일과 9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발레 입문 10년, 무용단 입단 2년 만에 초고속으로 수석무용수가 된 한국인 무용수 안재용이 소속됐다. 이번 공연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수로 성장한 안재용의 춤을 볼 수 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20세기 전반 발레사에 혁명을 가져온 발레 뤼스의 전통을 갖고 있다. 발레 뤼스는 1909년 러시아 귀족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안나 파블로파, 타마라 카르사비나, 바슬라프 나진스키 등 황실 발레단 소속 무용수들과 만든 단체다. 혁신적인 발레 뤼스의 작품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았고, 아방가르드한 예술 장르로 발전하게 됐다. 발레 뤼스는 본거지를 모나코로 삼았는데, 인기 절정의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와 결혼해 유명한 모나코의 왕자 레니에 3세의 부모가 최대 후원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발레 뤼스는 몬테카를로 오페라극장의 상주단체가 돼 많은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발레 뤼스를 만든 디아길레프가 세상을 떠나고, 발레 뤼스의 전통을 이어 받아 몬테카를로 오페라극장 감독인 르네 블룸과 바실리 드 바질이 만나 ‘발레 뤼스 드 몬테카를로’를 만들게 된다. ‘발레 뤼스 드 몬테카를로’는 그레이스 켈리가 세운 ‘모나코 몬테카를로 로열발레학교’로 이어졌고, 그의 맏딸인 카롤린 공녀가 1985년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을 설립한다. 그리고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안무가 장-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명문 발레단으로 명성을 쌓게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데렐라는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음악에, 마이요가 안무를 한 작품이다.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으로 만든 버전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 신데렐라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을 받는다. 동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호박마차나 유리구두가 등장하지 않고, 계모와 언니들 역시 평범한 사람들로 표현된다. 원작에는 없던 신데렐라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하고, 일찍 세상을 떠난 신데렐라의 어머니가 요정으로 나타나 딸을 이끌어준다는 설정도 나온다. 동화 속에서 신데렐라가 수동적이고 순종적으로 그려졌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유리구두 대신 빛나는 금빛 가루를 묻은 맨발로 등장하고, 막이 진행되면서 보다 능동적으로 진취적인 여성으로 거듭난다. 입체적인 무대, 파격적인 무대의상, 신체 곡선과 움직임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조명과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역시 볼거리다.
배선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동화를 원작으로 해 줄거리가 익숙하고, 모던발레이지만 안무가 난해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오후 3시. 9일 오후 5시. VIP석 12만원·R석 9만원·S석 7만원·A석 4만원·B석 2만원. (053)666-6170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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