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예산 확보 등 유리한 고지
대구 출마에 영향 미칠지 주목
‘낙하산’이미지 극복이 관건
국회 자유한국당 몫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에 3선의 김재원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이 선출되면서 내년 4·15 총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예결위원장은 당장 이번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6조7천억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과정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지역구 관련 사업 예산을 확보하는데도 용이할 수 있어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 가운데 ‘꽃 중의 꽃’으로 불릴 정도로 요직이다. 이에 김 의원이 예결위원장이란 강력한 무기를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사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김 의원이 어느 곳에 출마할지 여부부터 관심이 쏠린다. 김 의원의 현재 지역구 당협위원장은 다른 사람이 맡고 있다. 박영문 전 KBS 미디어 사장이다. 작년 2월 김 의원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관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상주-군위-의성-청송지역은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 한 지붕 아래 두 사람이 둥지를 튼 형국이다.
상주시의 인구는 9만9천여명이다. 의성군은 5만2천여명. 상주 인구가 의성의 2배에 가까운데, 박 전 사장이 상주, 김 의원이 의성 출신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상주’와 ‘군위-의성-청송’ 지역구가 통폐합되면서 김 의원은 상주 출신 김종태 전 의원에게 패배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진 2017년 재선거에서 김 의원은 상주 출신 후보를 누르고 다시 당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 입장에선 상주라는 지역정서의 벽이 늘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불거진 김 의원의 지역구 이동설이 그래서 나온다. 바로 대구 북구을 출마설이다. 북구을은 현재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자리가 비어있다. 지난번 셀프 입성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퇴한 뒤 지금까지 공석인 상태다. 북구을 지역은 대구에서도 유독 의성을 고향으로 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구의 북쪽에 위치해 의성과 오고가기 수월한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배광식 현 북구청장도 의성 출신이다.
북구을의 현역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다. 자유한국당 텃밭에서 19·20대 총선 내리 당선된 저력을 자랑한다. 지난 20대 총선에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애초 북구갑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양명모 후보를 북구을에 공천하자 이 지역 유권자들이 ‘낙하산 공천’이라며 거부 반응을 일으킨 바 있다. 만약 김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북구을에 출마할 경우, 낙하산 이미지를 극복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예결위원장이란 타이틀을 내세워 북구을 지역 예산 확보 시 역할론이 부각되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래저래 총선 시계가 돌아가면서 김 의원의 장고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