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 4∼5일 ‘오페라 1945’
3·1운동·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제작
위안부 분이·일본인 미즈코 사연 담아
전래동요 인용한 음악이 친숙함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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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르는 창작오페라 ‘오페라 1945’.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국립오페라단이 합작한 창작오페라 ‘오페라 1945’가 4~5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세 번째 메인 작품이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오페라 1945’는 지난달 27일 예술의전당에서 초연 무대를 가졌다. 배삼식의 연극 ‘1945’를 원작으로 한 이 오페라는 탄탄한 줄거리와 친숙한 음악, 우리말로 된 아름다운 가사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야기는 광복 직후 중국 만주를 배경으로 한다. 조선인 위안부 출신의 분이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함께한 일본인 위안부 미즈코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전재민(戰災民) 구제소로 오게 되고, 조선인들 사이에서 미즈코를 자신의 말 못하는 동생 순이로 속여 위장한다. 하지만 기차가 출발하기 하루 전 순이의 정체가 발각되고, 그 전까지만 해도 함께 정을 나누었던 사람들은 일본인을 기차에 태울 수 없다며 분개한다. 그러나 분이는 함께 지옥을 헤쳐 왔으며, 아이까지 임신한 미즈코를 결코 버릴 수 없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글강습회를 계획하며 당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줄 구원창, 남편과는 달리 떡장사를 하고픈 현실적인 아내 김순남, 전재민구제소의 최고령자 이 노인과 그의 아들 이만철, 생활력 강한 만철의 아내 송끝순, 동생을 잃고 분이에게 순정을 보여주는 오인호, 밑바닥 인생이지만 서로를 알아보고 정분을 나누는 장막난과 박섭섭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1945년 당시 전재민구제소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그려낸다.
오페라 대본은 원작자가 직접 만들었으며, 여기에 음악극·연극·뮤지컬·무용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작곡해온 최우정이 동요 ‘고향의 봄’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 등의 선율을 인용한 음악들을 선보인다. 연출은 2018 평창패럴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은 고선웅이 담당했다. 작품 해석과 무대 감각으로 호평받는 그는 특유의 재치로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대구 공연에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상임지휘자 정치용)와 국립합창단이 참여한다.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이명주, 뮤지컬 ‘팬텀’과 ‘안나 카레니나’로 대중에게도 친숙한 소프라노 김순영, 테너 이원종·민현기·정제윤, 메조소프라노 임은경·김향은, 바리톤 유동직·우경식·이동환 등이 출연해 인간 군상의 다양한 면면들을 드러낸다. (053)666-6170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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