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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자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기생충'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포함,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며 4관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언어의 장벽과 보수적인 오스카의 오랜 전통을 딛고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아울러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건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1955년 황금종려상, 1956년 아카데미 작품상) 이후 64년 만이며, 역대 두 번째다.
'기생충'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샘 맨데스 감독의 '1917'를 필두로 '아이리시맨'(마틴 스코세이지) , '조조 래빗'(타이카 와이티티) , '조커'(토드 필립스), '작은 아씨들'(그레타 거위그),'결혼 이야기'(노아 바움백),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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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오른쪽) 감독과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가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
봉준호 감독은 이날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수상자로 네 번이나 무대 위에 올랐다. 감독상 수상자로 세 번째 무대에 섰을 때는 마틴 스코세이지, 쿠엔틴 타란티노 등 거장 감독들에게 존경을 표시한 뒤 위트있게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오 등분 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무대에는 '기생충'의 투자와 제작을 맡은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도 직접 무대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봉 감독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면서 "그의 머리, 그가 말하고 걷는 방식, 특히 그가 연출하는 방식과 유머 감각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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