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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선교교회' …일반인 거부감 없애려 '예수교장로회' 간판 걸고 위장

2020-03-24

국내만 40~50곳, 기존보다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바뀌어
탈퇴자 "포섭 중간단계서 운영…주로 지인 데려와 성경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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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원평동에 있는 신천지 위장 교회. 신천지 시설이지만 '대한예수교장로회' 간판이 버젓이 달려 있다.

23일 오후 구미 원평동 구미버스터미널 주변. 2018년 신천지 젊은 신도들이 공사에 동원돼 노동력을 착취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신천지의 '위장 교회'가 보인다. 신천지 시설이지만 건물 외벽에는 뜻밖에도 '대한예수교장로회 소망교회' 문구가 적힌 플라스틱 간판이 부착돼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예수 캐릭터와 '행복을 찾아드립니다' 문구 등이 인쇄된 환영 배너가 보였다. 일반적인 교회와 다름없었다. 신천지를 탈퇴한 A씨는 이 같은 위장 교회를 신천지에선 '선교교회'라고 부른다고 했다.

3층으로 올라가자 신발장이 보였고 실내화 60여 켤레가 놓여 있었다. 신발장 옆에 누군가 놓고 간 우산도 보였다. 출입문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폐쇄조치됐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고 CCTV가 설치돼 있었다. A씨는 "해당 시설은 일반인이 거부감 없이 신천지 신도가 될 수 있도록 중간 단계에서 운영하는 위장 교회"라며 "공사를 하면서 일부러 대한예수교장로회 간판을 달아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년 전부터 신천지에 대한 경계령이 전국 교회로 확산하자 신천지 측이 초신자들을 미혹하는 포교 전략 일환으로 위장 교회를 세웠다는 것이다. 문화활동 등을 통한 기존 포교 전략보다 더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위장 교회는 장로교·감리교 등 기존 교회와 똑같은 간판을 걸고 있어 식별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이 같은 위장 교회는 국내에 40~5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도 2곳의 위장 교회 소속 신도 명단을 뒤늦게 제출해 방역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A씨는 "신천지 신도들은 주로 지인을 위장 교회로 데려와 3개월 정도 성경 공부를 시킨다. 그런 다음 어느 정도 세뇌가 됐다고 판단되면 신천지임을 밝히고 본격적인 신천지 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인 입장에선 지인이 소개해 준 일반 교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포교를 당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구미시는 해당 위장 교회를 비롯해 구미지역 신천지 관련 시설 18곳을 지난달 20일 폐쇄조치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해당 시설에 다니고 있던 사람을 포함해 구미지역 신천지 신도 2천22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마쳤다"며 "그 결과 3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글·사진=구미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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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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