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산·범물지구 '아파트 재건축' 성공할까
범안로·도시철도 3호선 개통 대구전역 접근성 크게 개선
홍준표, 도시계획변경 등 모색 사업 활성화 뒷받침 계획
'고층 재건축' 성공사례 없어…주민동의 절차부터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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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 수성구 지산·범물지역 전경.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선 아파트가 많은 이 지역에서 최근 재건축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1990년 이후 조성된 대구 수성구 지산·범물지구는 노태우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에 따라 조성됐으며 2만7천여 세대의 아파트가 자리해 있다. 한때 수성구 대표 주거지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아파트 노후화와 범어동 등 인근지역 개발로 예전의 위상을 잃었다. 아파트 노후화에 따른 생활여건 개선 욕구와 더불어 대구 도심에서도 정주 및 교육여건이 좋은 편인 수성구에 자리한 입지 장점도 입주민들이 재건축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다.
◆개선된 정주여건 강점
개선된 지산·범물동의 정주여건이 재건축 바람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2015년 개통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지산·범물동으로 이어지면서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또 4차순환로 범안로 개통으로 대구혁신도시 등 대구 전역과 경산권 및 고속도로 접근성도 좋아졌다.
능인고·수성고 등은 물론 범어·만촌동 지역 고교까지 진학이 가능해 전국적으로 이름난 '수성학군'에 속한다는 점은 학부모들의 눈길을 끈다. 이밖에 수성아트피아, 무학산 등의 문화시설 및 녹지공간도 품고 있다.
지산우방 주민 이모씨(54)는 "지산·범물동이 1990년대만 해도 외곽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주거지로 거듭났다. 하지만 아파트가 오래되면서 주차 등 생활의 불편함은 신축 아파트에 비해 다소 커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근 재건축 의향을 묻는 동의서를 제출하는 등 입주민 사이에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재건축 기대감은 지산·범물동 내 곳곳에 붙어 있는 현수막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범물영남타운 입구에는 '정비예정구역 후보지 신청'이라는 입주자대표회의 명의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또 지산동 녹원맨션에도 재건축추진위원회 명의의 '녹원맨션 재건축 예비안전진단 통과'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홍준표 "수성구을 집값, 갑만큼 올리겠다"
지난 4·15 총선 때 대구 수성구을 선거구에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공약도 지산·범물동의 재건축 분위기 고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지산·범물동은 수성구을 선거구 내에 있다. 홍 당선자는 "수성구을 지역 아파트 가격을 수성구갑 지역만큼 올리겠다"며 "지산·범물동 용적률 상향을 통한 재건축으로 미래형 주거지로 전환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홍 당선자는 자신의 선거를 도운 이동희 전 대구시의회 의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칭 '수성구발전특위'를 구성, 도시계획변경 등 지산·범물동의 재건축을 원활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 전 시의회 의장은 "재건축이 성공하려면 지금보다 용적률을 높여야 한다. 쉽지 않지만 도시계획 변경으로 접근해서 해결해야 한다"며 "2년 내로 지산·범물지역의 재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대구시가 '2030 대구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라 6월 말까지 정비예정구역 신청을 받고 있는 것도 재건축 바람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주거환경정비 대상지는 1995년 이전 준공된 1만㎡ 이상의 노후주택 단지다. 지산·범물지역 상당수 아파트 단지가 여기에 해당된다.
◆안전진단·용적률 등 해결과제
지산·범물지역 내 재건축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재건축 준비단계인 예비안전진단에 이어 시행하는 정밀안전진단 기준이 최근 강화됐기 때문이다. 강화된 기준은 구조안전성에 초점을 두고 있어 건축물 안전에만 문제가 없다면 재건축에 나설 수 없다.
사업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용적률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지산·범물지구 내 아파트 단지 상당수는 200% 내외의 용적률을 기록 중이다. 3종일반주거지로 분류된 지산·범물지구의 용적률이 250%로 제한돼 있어 사업성 확보 여부가 재건축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아직까지 지역에서 고층 아파트의 재건축 성공사례가 없다. 이는 용적률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사업성을 뒷받침할 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파트 가격이 높은 수성구 범어동에서조차 재건축이 힘든 상황이다. 특히 15층 이상 아파트의 경우 주민동의 절차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조합원 분담금 인상 요인 등 여러 제반사항을 꼼꼼히 확인해야 재건축에 성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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