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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지금가기 딱 좋은 청정 1번지 영양]<1>꼭 맛 보세요 '영양 산나물'

2020-07-23

일월산 금죽·어수리·고사리…청정자연이 선물한 '밥상위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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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1번지' 영양에서 나는 산나물은 독특한 향기와 신선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일월산 깊은 골짜기에서 자라는 산나물은 밥상의 풍미를 더할 뿐만 아니라 약재로 쓰일 만큼 맛과 영양소가 풍부하다.

■시리즈를 시작하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행 패턴도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과의 접촉이 불가피한 밀집된 공간이나 인산인해를 이루는 여행지는 기피 대상이다. 대신 탁 트인 야외에서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청정지역이 급부상하고 있다. 경북 영양은 대한민국 청정 1번지로 꼽힌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청정함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고, 고추·산나물 등의 먹거리도 자연의 맛 그대로다. 한마디로 지금 가기 딱 좋은 곳이 영양이다. 영남일보는 오늘부터 '지금 가기 딱 좋은 청정1번지 영양' 시리즈를 연재한다. 영양에서 먹고 보고 즐길 수 있는 명물과 명소를 다룬다. 동시에 곳곳에 펼쳐져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덧붙인다. 시리즈 1편은 전국적인 브랜드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영양 산나물과 산나물 축제를 소개한다.

해발고도 경북서 가장 높아
산나물 향기·맛 뛰어나
비빔밥·보쌈·수제비·빙수 등
다채로운 요리 개발 입맛 유혹

2005년 시작한 산나물축제
대한민국 대표축제 자리잡아
국가산채산업클러스터 조성 등
고부가가치 창출에도 박차

올해 축제 아쉽게 취소됐지만
온라인 판매 등으로
한 달 만에 56억원어치 매출

'한푼두푼 돈나물, 쑥쑥뽑아 나싱개, 이개자내 지칭개, 잡아뜯어 꽃따지, 엉영꾸부정 활나물, 매끈매끈 기름나물, 칭칭감아 감돌래, 이산저산 번개나물, 머리끝에 댕기나물, 뱅뱅도는 돌개나물, 말라죽기냐 고사리.' 아흔아홉 가지 나물 노래를 부를 줄 알면 3년 가뭄도 이겨낸다고 했던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 중 식용 가능한 것은 2천500여종. 그중에서 산나물은 300여종 정도다. 이 숫자는 옛사람들의 오랜 경험과 지혜가 쌓여 전해진 산과 들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나물을 취하는 것은 땅의 박력 속에서 제때 태어나 자라는 생명의 흐름과 힘을, 내 속에 모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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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산나물축제는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방문객들이 일월산 일대에 자생하는 산나물을 직접 채취할 수 있는 체험행사는 축제의 백미 중 하나다. <영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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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은 풍부한 산채 자원을 다양한 한식 재료와 가공제품으로 개발하는 등 2·3차 산업과 연계해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1. 영양의 산나물

영양은 깊고 높다. 북쪽에는 일월산이 솟아 아래로 흘러내리며 곳곳에 봉우리를 세우고, 태백산맥은 동남 방향으로 뻗어 수많은 크고 작은 계곡을 만든다. 또한 낙동정맥의 가운데 높고 한랭한 고랭지 협곡에 자리해 해발고도가 경북에서 가장 높다. 산맥에 둘러싸인 이 고장을 사람들은 '육지 속의 섬'이라 한다. 날아 들어온 새가 나가는 길을 못 찾아 그대로 눌러 산다는 곳, 청정 1번지 영양. 옛날에도 그랬고 오늘날에도 그렇다.

부드러운 흙에서 순한 나물이 돋아나고 나뭇가지에서 이제 막 새순이 싹트는 봄이면 영양의 산에는 산나물이 경쟁하듯 자라난다. 4월과 5월 사이 몇 차례 봄비가 내리면 산나물은 쑥쑥 눈에 보일 듯이 자라나고 맛도 배가 된다.

이즈음 영양은 산나물 천지다. 특히 일월산 기슭에서 자라는 산나물은 독특한 향기를 지니고 있으며 맛과 영양소가 뛰어나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사리, 금죽, 취나물, 방풍나물, 다래순, 어수리, 싸릿대, 참딱주(잔대), 고비 등 일월산에서 나는 산나물은 모두 보물이면서 약이라고 말한다. 산나물은 무침으로, 부침으로, 또 쌈으로 우리네 밥상에 올랐고, 소중한 약재로 쓰이기도 했다. 영양에는 '새댁이 나물 이름 30가지 정도 모르면 굶어 죽는다'는 속담이 전해온다.

금죽은 일월산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이다. 음력 3월까지 눈 속에서 자라 그 맛과 향기가 독특하다. 그래서 금죽은 산 넘고 물 건너 멀고 먼 길을 이동해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 어수리 나물은 '영양 어수리'라고 불릴 만큼 대표적인 지역 특산품이다. 잎, 어린 순, 열매, 뿌리를 모두 먹을 수 있는데, 각종 무기질과 섬유질·비타민이 풍부하고 향이 강해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다. 동의보감에는 피를 맑게 해준다고 기록돼 있다. 원래 어수리는 7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자라 채취량이 적은 데다 맛과 향이 뛰어나 일반인은 맛보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영양 일대에서 작목반이 결성되어 고랭지 무농약 재배가 가능해졌다.

영양군은 때 묻지 않은 청정 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산채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이다. 어느 지역보다 풍부한 산채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한식 재료와 가공제품으로 개발하는 등 2·3차 산업과 연계해 고부가가치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북도와 함께 영양에 국립산채연구소와 산업화지원센터 등을 설치하고 경북 청도·울릉, 강원도 양구 일원에 재배·체험단지 등을 조성하는 '국가산채산업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 영양 산나물 축제

일월산의 산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은 영양의 대표음식으로 꼽힌다. 영양의 청정 자연이 키운 산나물과 영양고추로 만든 고추장이 환상적인 조합을 이룬다. 각종 생기 넘치는 산나물을 재료로 만든 '산신 수제비'도 빼놓을 수 없다. '산나물로 신체건강을 지키는 수제비'다. 이 외에도 산나물 전, 산나물 보쌈, 산나물 국밥, 산나물 피자, 산나물 빙수 등 청정 영양의 산나물로 만든 요리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채롭다. 입맛 돋우는 산나물 요리를 원 없이 먹어볼 수 있는 환상적인 축제의 장이 있다. 바로 '영양 산나물 축제'다.

영양 산나물 축제는 2005년부터 시작됐다. 영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산림, 그리고 산림 도처에 널려있는 '산채'에 주목하면서 성장시켜온 축제다.

축제에서는 산나물을 이용한 새롭고 톡톡 튀는 메뉴를 맛 볼 수 있고, 일월산 높이 1천219m를 의미하는 1천219인분의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와 같은 신나는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 또 산나물을 직접 채취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가 축제의 흥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프로그램이 더해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특히 경북도 최우수축제 2회, 우수축제 9회에 선정돼 그 명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제15회 축제에는 총 16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전국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방문객들로 인해 파생된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는 지역 상권의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의 열기를 이어받아 올해 영양 산나물 축제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열릴 예정이었던 제16회 축제는 다음 해를 기약하게 됐다.

#3. 축제는 취소됐지만 소비자와의 새로운 만남

영양 산나물 축제에서는 한해 산나물 판매량의 80% 이상이 팔린다. 올해 축제 취소는 봄을 기다려 온 소비자에게는 아쉬움이, 생산자에게는 상당히 큰 타격이다.

이에 영양군에서는 축제 개최에 따른 판매량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수준까지는 산나물을 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행정력을 모았다. 저렴한 가격과 특별한 마케팅, 온라인 판매가 핵심이다.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마케팅과 함께 경북도에서 운영하는 농특산물 판매 쇼핑몰인 '사이소'에 온라인 산나물축제 특별전을 마련해 산나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한편 특판 행사 개별페이지도 개설해 영양군의 다양한 농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백화점 특판 행사를 비롯해 영양의 전통 5일장 기간 동안 시장 상인회와 협력해 상설장터를 운영하는 등 인터넷에 취약한 소비자들의 산나물 구매 욕구 해소에도 힘썼다.

그 결과 한달 만에 지난해 축제 때 팔린 56억원어치가 모두 판매됐다. 온라인 판매 전략이 농가의 새로운 판로로 대두되고 있지만 여전히 축제에 대한 아쉬움은 크다. 내년 봄, 영양 산나물 축제는 더욱 특별한 모습으로 방문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참고=영양군 누리집. 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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