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만 대구 종합건설사 폐업 13곳
국토부 통계 집계 후 2005년 제외 가장 많아
일감 수주 어려움, 이익률 낮아져 ‘사업 포기’
대구 건설업 1분기 GRDP 1년전比 23.3%↓

홍성건설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등 지역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올 상반기 대구지역 종합건설사의 폐업이 20년만에 사상 최대치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9일 대구 동구 영남타워에서 바라본 대구시 전경. 이지용기자
지난 26일 홍성건설이 기업회생을 신청(영남일보 27일자 1·12면 단독보도)하는 등 지역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올 상반기 대구지역 종합건설사의 폐업이 20년만에 사상 최대치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일감 수주 어려움과 건축원가 인상에 따른 이익률 감소 등으로 사업을 포기한 건설사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29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 들어 폐업 신고한 대구 종합건설사는 모두 13곳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곳과 비교해 60% 증가한 규모다. 작년 한 해 통틀어 폐업한 대구 종합건설사가 13곳임을 감안하면 6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폐업 규모에 도달한 셈이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상반기 폐업 규모가 이처럼 많은 해는 2005년(19곳)을 제외하곤 없었다는 점에서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위기감이 상당히 고조되고 있다.
종합건설사는 특정 분야만 시공하는 게 아니라 토목·건축·조경공사업 등 해당 분야 전체를 관리하면서 시공하는 업체다. 종합건설사의 연도별 상반기 폐업 규모를 살펴보면 2020년 2곳, 2021년 4곳, 2022년 1곳에 그쳤으나 2023·2024년에는 각각 8곳으로 급증했다. 폐업 사유는 대부분 건설업 경기부진으로 인한 사업 포기다. 코로나19 펜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건설사의 영업이익이 악화된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건설업의 위기는 각종 지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통계청의 '2025년 1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에 따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대구는 건설업에서 23.3% 감소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지난해 기준 건설업 총자산 증가율과 매출액 증가율 역시 전년 대비 하락했다. 지난해 건설업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은 3.06%로, 2023년(3.25%)보다 0.19%포인트 떨어졌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2023년(3.03%)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3.02%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부터 대구 주택시장의 미분양 증가로 신규 공급이 줄어드는 등 건설경기가 가라앉았고, 이로 인해 일감 자체가 크게 줄면서 수주 감소가 심화하면서 발생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 25일 대구지방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을 한 홍성건설 역시 올해 수주한 공사가 3천800억원으로 알려졌으나, 작년부터 수익성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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