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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지금가기 딱 좋은 청정 1번지 영양] (3) 삼지리 영양고추연테마공원

2020-08-20

연꽃 체험장·데크 탐방로…발길 닿는 모든 곳이 '힐링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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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삼지1리에 자리한 연못 파대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영양고추연테마공원'. 수상 데크가 연못 위에 지그재그로 놓여 연꽃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곳으로, 8월이면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세 개의 연못이 있다하여 그 땅의 이름은 삼지(三池)다. 아주 오래전 연못은 천이었다. 어느 날 천지가 변하여 천은 못이 되었고 또 어느 날 못에는 연이 자라났다. 긴 꽃잎은 하늘과 맞닿게는 홍색이었다가 땅을 향하여 백색으로 바림하고, 커다란 잎은 우산을 활짝 편 듯하였다. 토종 연꽃인 법수홍련이다. 법수홍련은 경주 동궁과 월지의 연과 유전자가 동일한 신라시대 연이다. 지금도 삼지에는 법수홍련이 피어난다. 누군가는 그 연못을 '무척 오래된 연꽃 타임캡슐'이라고 했다.

삼지리 영양고추연테마공원
파대지·연지·원당지 3개 연못에
9년여간 37㏊ 규모 수변공원 조성
연못서 밀밭·고추광장 등 이어져

삼지리 모전석탑
삼국통일 전 만들어진 호신불 석탑
천 년 넘은 세월에도 여전히 굳건
150년 된 느티나무·물레방아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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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대지 영양고추연테마공원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삼지2리에 위치한 '연꽃체험장'이 나타난다. 이곳에서도 연꽃을 감상할 수 있고 영양지역의 전통 물레방아도 볼 수 있다.

#1. 삼지리 영양고추연테마공원

마을 한가운데는 구슬을 꿰어 놓은 것처럼 올록볼록한 '옥산(玉山)'이 야트막하게 솟아 있다. 마을 사람들은 코끼리를 닮았다고 '코끼리산'이라고 부른다. 옛날에는 일월산 뿌리샘에서 발원한 반변천이 옥산에 부딪쳐 마을을 휘감아 돌았다고 전한다. 그러다 큰 홍수가 덮쳐 삼지리의 동쪽 하원리의 옥선대 앞 산맥을 끊어놓자 물길은 변해 직선이 되었다. 휘돌던 옛 하천 자리에는 넓고 비옥한 땅이 생기고 전형적인 우각호가 형성되었는데 그것이 현재의 삼지다.

세 연못의 이름은 간지(澗池) 연지(蓮池) 항지(項池)였다고 한다. 19세기 후반의 지도를 보면 간지는 원당리(元塘里), 연지는 탑저리(塔底里), 항지는 사평리(沙坪里)에 속해 있다.

간지는 '계곡 사이의 못'이라는 의미로 현재도 원당리에 있으며 원당지 혹은 원댕이못이라 불린다. 원당은 '첫 연못'이라는 뜻이다.

연지는 현재 삼지2리에 있으며 연꽃이 많이 자생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 뒷산에 석탑이 있어 마을은 탑저리라 했고 못은 '탑밑못'이라 불리기도 했다.

항지는 현재 삼지1리에 있으며 세 연못 중 가장 크다. 해동지도(海東地圖)에는 '항곡지(項谷池)'로 표기되어 있는데 마치 '새의 목처럼 길게 형성되어 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지금은 파대지(坡大池) 혹은 바대지라 불리며 이는 못의 형태가 마치 베틀의 보디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영양군에서는 2009년부터 9년여에 걸쳐 파대지, 연지, 원당지 3개의 연못을 활용해 37㏊ 규모의 수변공원을 조성했다. 원당지는 자연 그대로의 휴양공간, 연지는 '삼지연꽃체험장', 그리고 파대지는 '영양고추연테마공원'이다. 아름다운 연꽃을 가까이서 보고 즐길 수 있도록 3㎞ 길이의 데크 탐방로와 차를 마시며 연꽃의 운치를 감상할 수 있는 카페와 체험관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8월의 삼지에는 토종 연꽃인 법수홍련이 피어난다. 연꽃의 품종 중 키는 작은 편인 데도 많은 꽃을 피우고 강한 향기를 지녔다. 꽃잎의 하단은 백색, 중단은 선홍색, 끝은 홍색으로 엷은 색이며 꽃잎의 맥이 선명해 투명하게 보인다. 법수홍련은 다른 연꽃에 비해 늦은 시기까지 꽃을 피운다.

파대지의 '영양고추연테마공원'은 멋진 수상 데크가 연못 위에 지그재그로 놓여 연꽃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곳이다. 주차장과 전망대, 고추체험관과 '3G 카페'가 있는 초입의 작은 연못에서부터 시작한 데크길은 남쪽 큰 연못으로 이어지면서 건너편에 자리한 영양여고로 연결된다. 전체 크기는 삼지 중에 제일 큰 연못답게 동서로 약 500m, 남북으로 150m 정도다. 연못가에는 메타세콰이어길, 밀밭, 고추광장, 온실, 아기탄생기념나무숲 등이 산책로로 이어진다. '3G 카페'는 차를 마시며 연꽃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카페다. 부드러운 커피와 계절메뉴인 팥빙수는 벌써 입소문이 났다.

모진 장마 뒤에도 연꽃은 피었다. 수면에 뜬 연잎마다 물방울이 올라앉았고 장맛비에 수위가 높아진 듯 수련처럼 물에 뜬 연잎들도 보인다.

'세 번이나 연꽃을 보러 삼지를 찾아오니/ 푸른 잎 붉은 꽃은 그때와 변함없다/ 다만 꽃을 바라보는 옥당의 손님만이/ 마음은 변함없어도 머리털이 희어졌네.'

고려시대의 문장가 곽예(郭預)의 시 '상련(賞蓮)'이다. 그가 찾아간 곳에도 세 개의 연못이 있었던 모양이다. 영양 삼지의 연꽃 타임캡슐 속에도 머리털 희어진 애련가들이 있었을 게고 푸른 잎 붉은 꽃은 지금도 변함없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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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통일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삼지리 모전석탑. 높이 3.14m로 처음엔 3층으로 세워졌지만 현재는 2층까지만 남아 있다.

#2. 삼지리 모전석탑

파대지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삼지2리 연지의 '연꽃체험장'이 나타난다. 제방을 따라 멋스러운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고 150년 되었다는 느티나무도 우뚝하다. 연지에는 연못의 중간까지 데크를 설치해 연꽃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도록 해놓았고 영양지역의 전통 물레방아도 재현해 놓았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뒷산 중턱에는 연대암(蓮臺庵)이 있다. 부처님이 가부좌를 틀고 앉은 곳이 연대(蓮臺)이나 연꽃 가득한 연지 위에 자리하니 절묘한 위치라 하겠다.

연대암 자리에는 신라시대 고찰인 영혈사(靈穴寺)가 있었다고 전한다. 절집은 400여 년 전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 연대암이 들어섰다. 조선 선조 때 학자인 사월(沙月) 조임(趙任) 선생이 임진왜란 이후 지은 암자다. 주 전각은 관음전이다. 절벽의 좁은 평지 위 자연 암반 터에 화강석을 반듯하게 다듬어 기단을 올려 세운 세 칸 맞배지붕의 건물이다. 관음전 뒤에는 자연석굴이 있는데 '영혈(靈穴)'이라 불리는 샘이 솟는다. 18세기 초의 기록에 따르면 이곳 영혈에서 기우제를 올렸는데 영양의 진산인 일월산보다 먼저 제를 올리는 영험한 샘이었다고 한다.

암자의 오른쪽 절벽 끝 햇살이 스며드는 자리에 전탑이 서 있다. 과거 영혈사에 속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나 기록이 없어 '삼지리 모전석탑'으로 불린다. 삼국통일 이전에 만들어진 호신불이라 하니 탑은 천년도 더 된 셈이다. 오늘날에도 남아 있는 자연마을 탑저리와 연지의 다른 이름인 탑밑못은 이 탑에서 연유한다. 높이는 3.14m로 원래 3층으로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2층까지만 남아 있다. 1962년 탑을 수리할 때 감실 바닥에서 4좌의 금불동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현재는 전해지지 않는다. 1998년의 석탑 해체 보수 때는 석재 사리함과 사리 1과가 출토되었다. 탑은 오랜 세월 풍화에 시달린 흔적이 역력하지만 여전히 당당하다. 탑에서 연지가 내려다보인다. 소나무도 느티나무도 못 가득 피어난 연꽃도 보인다. 과연 연대다. 연꽃 짙은 향이 가파른 오솔길을 따라 오른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참고=영양군 누리집. 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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