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01218010001911

영남일보TV

[人生劇場 소설기법의 인물스토리] 김형락 창업연구소장-1..."나는 폐업의 치명적 변수를 계산하는 사람"

2020-12-18

창업의 종착역은 성공이지만 대다수는 중도하차
실패자는 말없어…성공담만 현혹되면 파산 십상
브랜드 유행 길어봐야 2~3년…영원한 것은 없다
나는 창업자의 등대 역할하는 '창업인큐베이터'

[人生劇場 소설기법의 인물스토리] 김형락 창업연구소장-1...나는 폐업의 치명적 변수를 계산하는 사람
21년간 각종 점포와 그 공간에 맞는 창업스타일을 무료상담해주면서 온라인시대에 맞는 점포와 창업 도우미 구실을 하는 창업연구소 김형락 소장. 그는 아웃도어, 캐주얼, 신사복 등 각종 의류 브랜드에 맞는 점포 개발을 통해 현장 경험을 쌓았고, 이후 SNS 시대와 맞물려 빅뱅을 일으킨 외식업 관련 점포 개발에 나서 설빙과 봄봄이 전국적으로 도약하는 견인차 구실을 한다.

코로나 세상이라서 그런가. 삼삼오오 모이면 다들 주식 아니면 부동산 이야기로 열을 올린다. 안정된 직장이 없는 사람은 언제나 소상공인 대열에 서성일 수밖에 없다. 특급상권의 최고 점포는 언감생심. 이면 도로 허름한 점포에서라도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그 창업도 빙하기를 맞고 말았다. 오프라인 점포가 지고 온라인 점포 시대가 개막된 것일까.

어떤 점포, 어떤 창업, 어떤 성공? 그게 소상공인들을 시험에 들게 만드는 3대 제약조건이다. 나는 매일 그 조건 속에서 일어나고 그 조건 속에서 잠을 청한다. 21년 세월을 창업과 동행한 탓이다. 어떤 이들은 창업을 딛고 '봄날'을 맞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나는 '창업도우미'란 보람만 느낄 뿐 정작 내 형편은 아직도 '추운 겨울'이다.

'창업'이란 단어가 나오면 나는 허리부터 곧추세운다. 할 말이 너무 많은 탓이다. 창업의 종착역 이름은 바로 성공. 하지만 대다수 그 역에 도착하지 못한다. 중도 하차한 자들은 말이 없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난무할 수밖에. 자연 실패담보다 성공담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들 창업에 환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 욕망이 자칫 '무덤'이 될 수 있다.

창업은 사람을 황홀하면서도 허황하게 만든다. 그걸 생각하면 아드레날린이 마구 치솟을 것이다. 올챙이 창업자들은 '성공울렁증'에 시달린다. 그들은 눈뜬 봉사, 그래 '청맹과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그래서 가장 우직하면서도 가장 남의 말에 잘 현혹된다. 비현실적인 안목 때문이다. 사업계획서에서 실패한 사람들은 없다. 다들 벼락부자가 된다. 하지만 그들은 파산의 구렁텅이로 내미는 치명적 변수를 알 도리가 없다. 훗날 뼈아픈 실패만이 그걸 일깨워준다. 나는 그 깨달음을 창업단계에서 절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점포의 가치는 얼마 정도인지, 이 점포에 알맞은 업종은 뭔지, 이곳에 맞는 인테리어와 마케팅 전략….

나는 김형락창업연구소장. 대구 중구 대신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상가넷 부동산과 함께 시너지를 올리고 있다. 내가 지난 1월에 개국한 유튜브 창업연구소TV를 편집해주고, 특히 커피를 베이스로 한 카페 개발에 능력을 보이는 계명대 심리학과 출신의 윤지우 소장과 협력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지역 업계 사람들 사이에선 '김 이사'로 알려져 있다. 나는 왜 창업연구소 앞에 감히 내 이름을 붙였는가. 그건 내가 일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의미한다. 그동안 부동산과 창업 관계자는 부정적인 존재로 폄훼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다들 함부로 자기 이름을 걸지 못했다. 떳떳한 게 부족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내 이름을 걸었다. 손님들과 함께 꽃을 피워보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人生劇場 소설기법의 인물스토리] 김형락 창업연구소장-1...나는 폐업의 치명적 변수를 계산하는 사람
김형락 소장은 대구 지역의 25개 주요 상권을 틈만 나면 직접 현장 체크한다. 새로 오픈한 가게 등을 촬영, 연구 자료로 활용한다. 아파트상가에 내걸린 숱한 간판은 현재 대구 경제 사정을 알려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나 진배없다.

이젠 사업도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부동산중개업도 매도인(임대인)과 매수인(임차인)을 연결해주는 계약서 작성만 하면 그만이란 생각을 가져선 안 된다. 고객이 아니라 '사업 파트너'라 여겨야 한다. 나의 이익은 두 번째다. 그들의 이익이 우선이다. 그래야 내 사업도 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이렇게 굴러가야 한다. 거래 관계자가 모두 갑이 되도록 비즈니스가 진행되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의 요체 아닌가. 인터넷세상, 세상의 모든 원가 정보는 다 공개된다. 그래서 바가지와 갑질이 발붙이기 어렵다. 공정한 경쟁의 신지평이 열린 것이다.

나는 지난 세월 대구경북권 별별 상권 점포의 연대기를 스크린하면서 살아왔다. 이 바닥에서 뼈를 묻겠다는 맘으로 밤낮없이 거리를 돌아다녔다. 대구지역 상권을 25개로 분류한 뒤 해당 상권 점포위치도를 직접 볼펜으로 그려나갔다. 그러면서 유행 주기가 너무 짧아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영원을 보장하는 브랜드는 이제 더이상 없다. 한 시절 풍미하는 트렌드가 돌풍처럼 상권을 뒤흔든다. 요즘 핫 브랜드 유행 주기는 짧게는 6개월, 길어봐야 2~3년. 보라! 해가 지지 않을 것 같이 타오르던 아웃도어시장도 추락해버렸다. 무엇이 뜨고 무엇이 지고 있는지, 그 이면의 비밀을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니 나는 창업자의 등대 구실을 하는 '창업인큐베이터'라 해야 맞을 것 같다.

글·사진=이춘호 음식·대중문화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