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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
코로나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1천명대로 넘어섰다. 가히 공포다.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는 머지 않아 종식된다. K-방역은 모범사례"라며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인다"라고 수차례 강조했을 뿐이다.
국가 최고 리더의 안일한 상황 대처와 판단 실수는 결국 백신 조기 확보 실패로 귀결됐다. 대통령은 국내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리라고 자만했고, 국산 백신과 치료제에만 매달렸다. 의료분쟁 때 의료진과 간호사들을 갈라치며 정치적 대응으로 일관했던 그는,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던 지난달 12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던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사실 따지고 보면 'K-방역'이라는 것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구축한 국가위기대응시스템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위기는 백신확보 실패가 아니다. 국가 지도층을 믿을 수 없다는 총체적 불신이다. 그럼 대한민국 미래는 암울한가? 아니다.
위키트리에서 실제로 겪은 일이다.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원이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 그는 회사에 이 사실을 신속하게 알렸다. 회사는 즉시 사무실 소재지인 마포구에 그의 동선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보고했다. 마포구는 아직 용산구에서 자료 전달 받은 것이 없다고 했지만, 일단 직원 모두 귀가시키고 재택 근무체제로 전환했다. 마포구청에서 관련 공무원들이 사무실로 와서 치밀한 역학조사와 두차례의 방역을 실시했다. 구청측은 전 직원에게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를 통고 받은 직원들은 실시간으로 회사 인트라넷에 보고했다. 휴대폰에 알림이 울릴 때마다 직원들의 '음성판정' '음성판정' 소식이 줄지어 떴다. 결국 일요일에 전 직원 음성판정으로 상황 종료. 비록 음성판정은 받았지만, 확진자와 대면을 가졌던 5명의 직원들만 2주간 격리조치되어 재택근무키로 결정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월요일부터 정상근무했다. 직원들의 흔들림 없는 위기 대응능력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지난달 29일 회사 방역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급하게 지하철을 탔는데,아뿔싸! 마스크를 잊고 나왔다. 지하철 구석에 돌아서서 머리 숙이고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서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다가 오시며 마스크 한 장을 건네주었다. 이런 구세주가! 연신 감사를 표하니 "나는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 다니니, 내가 할 일이 뭐 없을까 생각한 끝에 마스크를 가방에 넣고 다니며, 마스크를 미처 쓰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며 "노인이 할 일이 있으니 오히려 고맙다"고 하신다.
평소 연락이 뜸했던 가족과 지인들이 수시로 코로나 예방지식을 경쟁하듯 카톡으로 보내준다. 특히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라"고 한다. 상황버섯과 대추, 감초를 넣고 끓인 물을 하루 종일 마시기 시작했다. 평소 존경하던 분들께는 쌍화차 달인 것을 선물했다. 서로가 서로의 소중함을 알고 돌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22일 친동생이 하늘나라로 갔을 때, 코로나로 인해 장례식장은 쓸쓸했지만 뒤늦게 소식을 알고 속속 위로 전화해주는 동생 친구들이 고맙다. 내년 "1월16일 49재엔 꼭 참석하겠다"며. 아이코, 코로나는 점점 더 심각해지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암울한 코로나 상황에서도 많은 지인들에게서 도움을 받았다. 정치세력이 무능해도 대한민국이 버티는 이유? 뛰어난 우리 국민이 희망이고, 사랑만이 해답이어서다.
김 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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