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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시론] 권영진 대구시장님께!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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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규 경북본사 총괄국장

권영진 대구시장님.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코로나19 팬데믹 정국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작년 연초 대구는 실로 끔찍할 정도였습니다. 하루 수백 명씩 속출한 코로나 확진자와 연이은 사망자 발생, 병실 부족 등 대구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습니다.

시장님께선 몇 달간 퇴근도 못 한 채 시청에서 숙식을 했지요. 이 같은 노력과 의료진의 희생, 시민들의 각고의 인내심 덕분에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코로나 1차 유행은 비교적 단기간에 막을 내렸지요. 한때 하루 741명에 이르던 코로나 확진자가 0(제로)이 되기까지 두 달이 채 안 걸렸으니까요.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도시 가운데 가장 빠르게 극복한 사례가 됐지요.

시장님의 이 같은 노력이 과소평가됐고, 일부 진영의 공격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겁니다. 물산업클러스터에 관련 기업의 잇단 유치 성과도 묻혀 버렸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해결해야 할 해묵은 과제가 너무 많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후 사회환경 변화가 본격 도래할 것이기에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우선 시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십시오. 기를 살려주십시오. 지금 시민들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조선 시대 이후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대구시민들은 정치·사회적으로 주도 세력이었고, 자부심 또한 대단했지요. 차지하는 역할만큼이나 자긍심도 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정치적으로 이제 '보수의 성지'가 아니라 '수구 도시'로 매도당하고 있습니다. '보수 골통' 꼬리표가 붙기도 하고, '대구 섬'이란 극단적 표현도 등장합니다.

최근 한 언론의 설문조사에선 지역민들이 정치적 고립을 당하고 있다는 응답이 60%에 이릅니다. 외톨이가 되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시민들이 정신적 상처를 많이 입었다는 뜻이지요. 이를 보듬어야 합니다. 대구의 정체성을 찾아 시민들의 기를 살리고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도 시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경제적으로는 또 어떻습니까. 인천에 추월당해 이미 3대 도시의 명성을 잃어버렸습니다. GRDP(지역내총생산)는 수십 년째 전국 꼴찌지만, 이를 벗어날 마땅한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인구는 매년 감소하는 도시가 됐습니다. 지난해 2만명이 줄었고, 최근 10년간 8만8천명이나 감소했습니다. 주로 타 지역으로 이탈한 것인데요.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보니 인구 유출, 특히 젊은 층의 탈대구는 당연합니다.

지역대학들의 사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구권 대학들은 이제 신입생을 채우기가 버겁습니다. 졸업생들도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대구시의 역할이 필요할 때입니다. 대구시나 공공기관은 채용시 지역대학 출신자들을 우대해야 합니다. 가점 부여나 특별 채용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 기업에도 이를 유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지역대학에 인재가 몰리도록 해야 합니다. 대학 활성화가 곧 지역 발전의 원천이니까요.

대구권 대학이 한강 이남에서 예술 전공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다지만 졸업생들이 설자리는 거의 없습니다. 이래선 대구가 추구하는 문화도시로 성장하기란 요원합니다.

시장님의 공약대로 물 문제해결이나 광역철도망 및 대구공항의 성공적 건설 등 눈에 띄는 SOC사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무형의 정신적 가치 또한 그에 못지않다고 봅니다. 시장님께서 지역 정치권과 손잡고 쇠퇴해가는 이미지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시민들이 땅에 떨어진 자존심과 자긍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힘써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박윤규 경북본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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