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 입학과 편입을 거듭하며
사회복지 학사와 상담학 학사 거쳐 10년 만에석사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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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익히는게 것이 즐겁다'는 순환 2-1 버스 기사 금동조(48)씨가 지난 18일 대구가톨릭대 상담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본인제공> |
대구 북구 검단동을 시작으로 시내 곳곳을 달리는 순환 2-1 버스 기사 금동조(48)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18일 대구가톨릭대 상담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사이버대 입학과 편입을 거듭하며 사회복지 학사와 상담학 학사를 거쳐 10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2년 전, 사이버대 졸업을 앞두고 '학업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던 그의 발길을 대학원으로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철학'이었다. 그는 사주나 운세 보는 것을 철학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올 김용옥 선생의 논어 강의를 들으며 마음의 노선을 따라가 닿은 종착지가 다름 아닌 '평생 교육' 이었다.
학업에 대한 금 씨의 열정이 처음부터 남달랐던 것은 아니다. 어릴 적 복싱을 했다는 그에게 체육고교 입시 실패는 학업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돈벌이를 찾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된다'는 어머니의 설득에 못 이겨 고교에 진학했지만, 공부에 흥미가 없으니 아르바이트를 하며 친구들과 어울려 방황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딱 한 가지. 거짓말하지 말고, 책가방만 집에 갖다 놔라. 그것만 해라"는 어머니와의 약속이 떠오르면 곧장 집으로 향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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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익히는게 것이 즐겁다'는 순환 2-1 버스 기사 금동조(48)씨는 기회가 되면 자신의 배움을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본인제공> |
소싯적 "한 성질 했다"는 그는 공부를 하면서 불뚝 성질이 올라오는 순간을 포착해 잘 대처한 자신을 발견하고 뿌듯했던 때를 떠올렸다.
"내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나를 무시하는 사람,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친구를 원망하며, 내가 먼저 냉정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결국 나의 열등감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계속 남 탓만 했다는 걸 공부를 통해 알게 됐어요. 사십 년 넘게 '나'로 살아왔지만 여전히 '나'에 대해 서툴고 모르는 게 많아요. 아마 '나' 공부는 평생을 해도 다 못할 것 같습니다. "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나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는 금 씨는 기회가 되면 자신의 배움을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바쁜 노선일수록 배차 간격 문제로 동료들 간에 종종 갈등이 생깁니다. 또 승객과 원치 않는 마찰로 힘들어하는 동료들도 있고요. 이 스트레스는 승객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심전심이라고 동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공감하고 소통하는 법을 전하고 싶습니다. 공부할 게 점점 많아지겠네요. 하하하"
최지혜 시민기자 jihye7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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