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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습 경북도농업기술원장 |
경북 안동은 예전부터 섬유용 대마를 재배하여 삼베 등 전통의복 등을 생산하는 산지로 유명한 곳이었다. 시대의 흐름과 합성 섬유의 등장으로 삼베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이로 인해 안동지역의 섬유용 대마 재배면적은'08년 20ha에서'18년 4.5ha로 크게 감소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섬유용 이외에 대마의 기능성분을 이용한 기능성 건강식품, 의약용 원료 생산과 대마 속대(펄프)를 이용한 친환경 건축자재 등 새로운 용도로의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대마는 마약류관리법에 의해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지금도 대마 재배는 허가를 받아야 하며, 수확 후 환각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잎은 모두 소각해야한다.
대마의 종자(껍질 제거한 것), 뿌리, 성숙한 줄기에는 환각성분이 거의 없어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껍질을 제거한 대마 종자를'헴프씨드'라고 명명하여 기능성 식품 등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아직 시장 규모는 매우 제한적인 편이다.
대마에는 환각성분인 THC 뿐만 아니라 약리기능성분인 CBD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기능성 식품이나 의약용 원료 소재로 이용성이 매우 높다.
선진국에서는 CBD 성분을 이용해 뇌 신경세포 이상과 관련된 뇌전증, 치매 등의 치료제로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뇌전증 치료를 위해 외국에서 고가로 수입하고 있어 이를 대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잠재적 뇌전증 환자군은 40만명 정도이고 치매 환자군은 75만명에 달하며, 앞으로도 고령화로 인해 치매환자는 더 증가될 것으로 보여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7월 경북이 산업용 헴프(대마)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특구 지정으로 안동시 임하면·산읍 일대와 경산시 등에서 34ha의 부지에 2년간(2021~2022년) 사업비 450억원이 집중 투자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침체된 헴프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계기가 마련됐다.
전세계 헴프 시장규모는 2018년 46억 달러 규모이며, 연간 22.2%씩 성장해 2025년에는 230억 달러(2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헴프 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경북의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에서는 기존 대마 재배농가와 스마트팜 기업이 산업용 헴프를 재배하고 바이오 의약소재 기업체들이 의료제품용 기능성 성분인 CBD 추출물을 생산해 수출하거나 CBD 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식품과 의료 제품을 제조하는 사업을 하게 된다.
앞으로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2024년까지 국내외 의약용, 섬유용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평가하며, 인공교배와 우량계통 선발을 통해 환각성분은 낮고 약리성분은 높은 신품종을 육성할 방침이다. 헴프씨드는 불포화 지방산 비율이 높고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해 치매 예방, 항암 보조제 등으로 쓰임새가 높다. 이에 생산량을 관행보다 50% 이상 높이기 위해 암그루만 출현하는 자성종자 생산체계 매뉴얼을 제작·보급해 헴프를 파종에서 수확까지의 생력기계화 재배법과 스마트팜 재배기술을 단계별 개발도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헴프씨드를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가공기술을 개발해 농가소득 증대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신용습<경북도농업기술원장>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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