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종연 제20대 영남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유물·미술품 전시공간 만들고
편의시설·주차공간 대폭 확충
병상 증설 등에 1500억원 투자
재활 돕는 로봇 개발해 사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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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연 영남대의료원장은 병원 고객을 환자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픈 사람은 물론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이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의료도 철저한 서비스 산업입니다. 그런 만큼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영남대의료원을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2년간 영남대의료원을 어떻게 운영해나갈 계획이냐는 질문에 김종연(62·생리학교실) 제20대 영남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22일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1일 취임식 대신 출근 시간에 현관에서 교직원을 맞이하는 행사로 첫 번째 공식 일정을 시작한 김종연 의료원장의 임기는 2023년 1월31일까지다.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김종연 의료원장은 병원을 찾는 고객을 환자로만 한정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에는 아픈 사람도 오지만 환자의 가족, 그리고 건강한 상태에서 검진을 위해 찾는 이들도 많다. 그런 만큼 치료만 하는 병원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병원, 이를 통해 아픈 사람은 물론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이 힐링할 수 있는, 병원 같지 않은 병원, 휴식할 수 있는 우리집 정원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병원 내에 상설전시관 형태의 공간을 마련, 고가의 미술품 구입은 물론 영남대 박물관에 보관된 자료 등을 병원을 찾는 이들이 언제든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은 물론 일반적으로 쉽게 보기 힘든 10억원 이상의 고가 미술작품을 구입하고, 영남대 박물관에 있는 진귀한 물품 등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김 의료원장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객 편의를 위한 시설확충은 물론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도 나설 방침이다. 지역 상급 종합병원인 대학병원을 찾는 고객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불편은 주차공간 부족이라고 판단한 그는 가장 먼저 주차공간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현재 대학병원에 가장 부족한 것은 주차공간이지만, 다행히 영남대병원은 대구 인근에서는 주차공간 확보에 가장 여력이 많은 편"이라면서 "현재 1천600대 정도인 주차공간을 1년쯤 후에 3천대 규모로 만들 계획이고, 이를 예정된 기간 내에 현실화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주차공간만 늘리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차공간 1대의 면적도 확대하고, 발레파킹서비스도 진행할 방침이다. 즉 대형백화점 임산부 주차공간처럼 넓게 만들어 이용객이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하고, 노약자의 경우 차열쇠만 맡기고 곧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병상 증설과 고가 장비 확충, 그리고 더 나아가 환자를 위한 의료 기기 개발에도 나서겠다는 것이 김 의료원장의 목표다.
그는 "지역의 다른 상급종합병원보다 많은 고가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른 대학병원의 각각의 사정으로 최첨단 기기를 사들일 형편이 아니다"면서 "이런 상황인 만큼 오히려 우리는 더 큰 투자를 할 생각으로, 향후 3년간 1천5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에는 병상 증설 계획도 포함돼 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병상 증설 이전에 보건복지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지만, 기존의 병상을 줄이는 동시에 최첨단으로 바꾸는 경우는 증설을 허가해주는 만큼 이런 방식으로 늘려나간다는 것이 김 의료원장의 계획이다. 새롭게 320개 병상을 추가하는 동시에 기존 1천9개 병상을 최첨단 시스템으로 변경해 최종적으로 전체 1천200개 병상으로 만들어 현재보다 200병상가량 늘린다는 것이다.
또 뛰어난 연구실력을 의료 기기 개발, 그리고 진료에도 접목시킬 생각이다. 그는 " 영남대 의대 교수들의 1인당 SCI급 논문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사립대학 중 1위, 5년 연속 TOP5(전국 4위) 순위권에 진입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실제 의료에 접목, 진료에 로봇을 이용해 못걷는 사람의 재활을 돕는 의료 로봇을 개발할 예정이다. 기존 로봇기업이 있지만, 병원이 없어 이들과 협업해 영남대의료원만의 재활로봇을 만들어 사업화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남대 의대는 2020년 하반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학정보공시센터)에서 발표한 교수 1인당 SCI급 논문 실적(의학과, 의학부, 의학전공) 자료에서 전국 4위를 기록했다. SCI(Science Citation Index)는 과학기술분야에서 학술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 논문의 인용색인으로서 연구 역량의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또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2021년 세계 최고 병원(World's Best Hospitals 2020)' 조사에서 2년 연속 대구·경북권 1위에 오르기로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의료원장은 "1년 뒤에 다시 한번 더 인터뷰를 해달라. 그때쯤 오늘 말한 것이 얼마나 되어 있는지 자신있게 보여주고 싶다"며 계획한 사업의 추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됐던 영남대병원의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운영에 관해서는 김성호 영남대병원장에게 그 공을 다 돌렸다. 김 의료원장은 "패스트푸드점처럼 코로나19검사를 하는 의료진은 컨테이너 안에, 받는 사람은 차 안에서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구조를 완성한 것은 김성호 병원장이다. 그리고 더 큰 역할은 이런 시스템을 다른 병원 등에 적극적으로 전파했다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보기만 해도 운영방식을 쉽게 알 수 있지만, 처음 도입 당시만 해도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컸던 상황이라 지금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이를 확대보급하는데 그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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