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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칼럼] 부산에서의 조용한 정치실험

2021-04-07

진짜 보수 표방한 군소 후보
안주한 '거대야당' 혁파 강조
여야 후보 모두 의혹 많지만
양당이 기득권 차지해 묻혀
지도층·국민, 투표로 심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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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부산에서 조용한 정치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4·7 보선 부산시장 선거에 '진짜보수'를 표방한 한 군소정당 후보가 거대 정당후보를 상대로 나름 치열한 전투를 전개 중이다.

부산 출신이지만 성년기에는 서울에서 줄곧 의미있는 위치에서 활동해 어느 정도의 사회적 인지도를 가진 이 후보의 도전은 한국 정치가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최선 또는 차선을 선택하는 정치가 될 수 있는가, 된다면 언제인가, 중앙정치에 예속된 한국의 지방정치가 독자성을 어디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언제쯤 가능할까 등의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 정당과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위선과 무능, 좌익 이념성은 당연히 심판해야 하지만, 그런 정권에 대해 제대로 싸우지 않고 기득권 공유에 안주하는 거대야당이 더 문제이며 이를 혁파해야 나라가 다시 설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2019년 가을 광화문 광장에 모여 '조국 퇴진'을 외친 수백만 우국 국민과 단체 중의 한 축인 이 후보 진영은 특히 제1야당 국민의힘에 대해 전폭적 지지를 해주어 4·15총선에서 41%라는 높은 정당 지지율을 받게 했음에도 국민의힘은 의석 수 참패의 원인을 그들의 공천실패 등보다는 오히려 자신들 광장(태극기) 세력에게 돌렸다며 분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기득권만을 좇는 기회주의자들의 집합소가 돼 있다는 것이다.

선거법상 공표 가능한 일주일 전의 여론조사 결과만을 기준으로 보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1~3%대다.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다른 군소정당 후보보다는 눈에 띄지만 두 거대정당 지지율에는 훨씬 못미친다. 그 원인은 서울시장 선거 중심의 '정권심판론' 주제가 우선 작동하고 있고 언론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데에 있다. 글 첫머리에 '조용한'이라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 선거에서 여당 후보는 라임사건 수억원 편취 혐의, 제1야당 후보는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과 4·15 총선 실패 책임성 등의 문제를 각각 안고 있지만 사실상 조명되지 않고 있다. 결국 부산 시민은 또다시 최선이나 차선보다는 차악을 놓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한국 정치 사회의 현실은 거대 두 정당에 의한 양당제가 그들만의 기득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고, 이를 통해 국정의 집행권과 사법부마저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언론마저 대다수가 이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무죄 확인도 되기 전에 대통령직에서 탄핵된 것이 단적인 예다. 이는 기존 권력집단에 의한 강력한 중앙정치체제이기도 해 지방 대도시라 해도 독자성을 가질 수 없으며 소시민은 말할 것도 없다.

이를 혁파할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진보운동권의 '행동하는 양심' '깨시민(깨어있는 시민)' 운동에서 본다. 이들도 결국은 기득권 차지하기로 끝나 심판을 기다리고 있지만, 방법론으로서는 검증이 됐다. 전 국민 실시간 무제한 정보소통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어 이제 그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기득권 사회 혁파와 공정 실현의 시대적 과제 달성의 관건은 결국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얼마나 희생적으로 여기에 헌신하느냐, 그리고 국민도 동참·지원하고 선거에서 투표로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느냐에 있다. 이건 결국 나와 가족, 공동체의 일이자 의무다.
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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