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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아가씨 일본 직장생활기] (23) 프로 혼밥러가 되다

2021-04-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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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배달 중개 앱 ‘우버 이츠(Uber Eats)’의 메뉴 검색 화면. 패스트 푸드, 버블티, 피자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일본에서는 혼자 밥을 먹는 '혼밥' 문화가 일반화됐다. 대부분 가게가 혼밥족을 위한 1인용 칸막이나 카운터 좌석을 마련해 두고 있고, 실제로 학생·어른·노인 구분 없이 여러 사람이 그런 자리에 앉아 혼자만의 식사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족과 친구, 대학동기가 늘 가까이 있으니 혼자 밥 먹을 기회(?)가 별로 없다. 혹 그런 상황이 닥쳐 혼밥해야 할 때도 영 내키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필자 역시 일본에 와서야 혼밥의 매력을 알게 됐다. 여럿이 함께하는 식사도 즐겁지만 혼자만의 식사시간을 보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는 것. 

 

일본 생활 초기에는 인원 수를 묻는 식당 종업원에게 '혼자'라고 대답하기가 머뭇거려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칭 '프로 혼밥러'다. 이자카야(술집), 고깃집, 초밥집, 패밀리 레스토랑, 푸드 코트, 라멘집 등등 혼자서 안 가본 곳이 없다.  

 

'혼밥 천국'인 일본에서도 혼밥하기 어려운 장소가 있다. 이자카야나 고깃집이 그렇다. 상상해 보라. 혼자서 고기 구워 먹는 장면을. 하지만 이곳에서도 혼밥하는 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실제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 다른 혼밥러가 꽤 있었다.

혼밥 문화는 직장 점심시간에도 변함 없이 통한다. 같이 먹고 싶을 때는 같이 먹고, 혼자 먹고 싶을 때 혼자 먹으면 그만이다. 회사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러니 눈치볼 필요가 없다. 

 

혼밥으로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고 나면 시간이 남는다. 이럴 땐 근처 커피숍을 찾는다든가, 공원을 거닌다든가, 낮잠을 청한다든가 한다. 혼밥이 '개인시간 활용'이라는 덤을 제공해 주고 있는 것. 이 같은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에서의 혼밥 시간은 필자가 무척 좋아하는 시간이다.

발달된 혼밥 문화에 비해 일본의 포장·배달 문화는 의외로 약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포장·배달 문화도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이 소식을 접한 필자는 배시시 웃었다. 배달의 민족 아니랄까봐... 

 

지극히 당연한 얘기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배달'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배달되는 게 아니라 일본 음식만 온다는 것. 한국에서 자주 시켜 먹던 치킨이나 족발, 짜장면이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전혜민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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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전혜민 엔지니어는 대구에서 태어나 성화여고를 졸업했다.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에 입학, '일본취업반'에서 수학했으며, 2018년 2월 졸업 후 일본 '라이풀(LIFULL)'의 자회사인 '라이풀 스페이스(LIFULL SPACE)'에 입사했다.
몇 년 전 일본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취업 선호도에서 라이풀은 1위로 뽑혔을 정도로 인기 높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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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민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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