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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정치칼럼] 유승민, 윤석열…그리고 대구

2021-05-03

정치적 탄핵에 동참한 劉
사법적 구속을 주도한 尹
둘의 대구기반 대권 경쟁
지역 보수층의 선택 받아
탄핵의강 건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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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장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중 탄핵 됐고 여전히 구속 수감 중이다. 정치권발 탄핵 주동은 야당이 했으나 부족한 의석 수를 채워준 건 여당 내 탄핵 찬성파였다. 유승민 전 의원은 그 중심에 서 있었다. 탄핵으로 청와대를 나온 박 전 대통령에겐 검찰발 구속영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치권의 탄핵 발의에 필요한 '혐의'를 캐내 제공했던 검찰은 직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면서 30년 구형을 때렸다. 그 수사를 지휘한 인물은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핵엔 유승민, 사법적 구속엔 윤석열이 있었다. '박근혜 탄핵과 구속'이 두 사람의 첫 연결고리인 셈이다.

두 번째 연결고리는 '대구'다. 유승민은 선친(유수호)이 국회의원을 지낸 대구에서 금배지를 네 번 달았다. 마지막 의정생활 중 탄핵에 찬성한 정치적 선택으로 '박근혜 정서'가 강한 대구에서의 5선 도전을 포기했다. 윤석열은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대구와의 인연을 곧잘 내세운다. 1994년 검사 임용 후 첫 근무지가 대구지검이다. 2009년엔 대구지검 특수부장을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외압 폭로로 좌천된 곳도 대구고검이다. 윤석열은 검찰총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 직전 대구지검·고검을 찾아 과거를 회상하며 "고향에 온 기분"이라고 했다. 정가에선 "정치적 텃밭이 없기 때문에 대구·경북을 대권 발판으로 삼으려는 수순"이란 해석이 나왔다.

둘의 세 번째 연결 고리는 '대통령선거'다. 유승민은 2017년 조기 대선 때 탄핵찬성파가 만든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이번엔 정통 보수야당인 국민의힘 후보를 노린다. 최근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든 걸 쏟아부어서 중도 플러스 보수 야당 전체의 단일후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유승민이 단일후보가 되려면 경쟁자들을 뛰어넘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가장 큰 산이 장외의 윤석열이다. 대권가도에 들어서는 통로가 국민의힘이든 제3지대든 범야권 전체를 보면 둘은 경쟁상대다. 윤석열은 아직 유승민에 대한 평가를 할 기회가 없었다. 유승민은 "30년 구형이 과했다" "국가비전과 정책을 놓고 경쟁하고 싶다"며 검사 생활만 한 윤석열에게 견제구를 날린다.

일단 다른 야권 주자들을 논외로 치면 유승민과 윤석열은 어느 지역보다 대구·경북 유권자의 호불호가 대권명운을 좌우한다. 유승민은 대구에서 적지 않은 시민으로부터 배척된 지 꽤 됐다. 왜 탄핵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는지 꾸준히 설명하지만 과거 '차세대 TK 리더' 1순위로 꼽혔던 위상을 회복하지 못한다. 정치적 탄핵에 동참했던 유승민에 비해 사법적 구속을 지휘했던 윤석열은 상대적으로 대구시민의 높은 지지를 받는다. '왜 윤석열은 되고, 유승민은 안 되느냐'는 말도 나온다. 아마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선 여론조사 지지율 1위 주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거다. 만일 유승민이 대표주자로 나서서 정권교체할 가능성이 높아지면 고향 민심을 회복할지 모른다. 윤석열도 유승민도, 정권교체만 할 수 있다면 과거는 불문에 부칠 수도 있다는 지역 보수 유권자들의 깊은 뜻을 잘 읽어야 한다. 아울러 탄핵의 강을 건너는 건 정치영역인데, 윤석열도 그 안에 들어오면 보수정권 수사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긴 어렵지만 정치적 의도가 없었음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송국건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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