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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언택트 관광명소 .7] (낚시 스토리) 바다낚시 명당 장길리 복합낚시공원과 영일만신항

2021-07-19

농어·무늬오징어·감성돔…사철 다양한 어종 짜릿한 입질 "이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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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복합낚시공원. 장길리는 예전부터 이름난 낚시 명당으로 짜릿한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꾼이 줄을 잇는다. 공원에는 바다 위를 걷는 데크 산책로가 놓여 있어 가족 단위나 연인들도 자주 찾는 명소다.

쓸쓸하리만치 시원하고 고즈넉하게 트인 길이다. 길의 서쪽에는 도로면보다 조금 높은 평탄면들이 급하지 않은 계단모양으로 올라간다. 길의 동쪽에는 밭들이 있고, 그 아래에 집들이 있고, 그리고 끝없는 바다다. 끝없는 바다가 장길리의 곶에 부딪힌다. 곶에서부터 길고 긴 다리가 뻗어나가 바다 가운데 검은 바위섬에 놓여 있다. 그 다리를 건너 섬에 오른 이들이 선바위처럼 섰다. 모진 태양과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에 시나브로 시달려 초췌해진 얼굴들이지만 눈동자는 불타고 있다. 저기에선 보이지도 않는 낚싯줄이 채찍 소리를 내며 하늘을 가르고, 또 여기에선 한 사내가 온 힘을 다해 바다를 끌어당긴다. 포항 구룡포읍의 장길리 복합낚시공원이다.

낚시공원 바위섬 '보릿돌' 명포인트
170m 다리 놓여 낚시꾼 이용 편리
풍광 좋아 가족·연인도 많이 찾아

영일만신항 방파제도 손맛 입소문
여름철 보리멸·가자미 등 잘 낚여
고기떼 몰리는 주말 2천여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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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리 복합낚시공원의 랜드마크인 보릿돌교.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큰 갯바위가 '안 보릿돌'이고 좀 더 먼 바다 쪽에 떨어져 있는 작은 갯바위는 '바깥 보릿돌'로, 여름철에는 농어가, 겨울철에는 감성돔이 많이 잡힌다.

#1. 장길리 복합낚시공원

구룡포읍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하정 지나 장길리다. 해녀들이 직접 미역을 따고 전복과 보라성게, 말똥성게, 뿔소라를 잡아 올리는 전형적인 어촌 마을이다. 장길리는 예전부터 낚시꾼들 사이에서 이름난 명당이었다. 지금은 가족 단위나 연인들도 찾아드는 복합낚시공원이다.

잔잔한 내항의 바다에는 부유식 낚시터와 돔 형태의 하얀 펜션이 둥둥 떠 있고 오리배가 유유히 헤엄친다. 잔디공원과 물놀이장이 있고, 낚시 도구를 빌려주고 컵라면과 과자, 음료 등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매점과 횟집도 있다. 내항의 가장자리에는 바다 위를 걷는 데크 산책로가 놓여 있고, 언덕 위에는 전망카페와 공연장, 소나무 숲이 자리한다. 낚시 명당에 즐길거리와 쉴 공간 등 다양한 기능이 많고 무엇보다 풍광이 아름다워 조사(釣士)가 반 ,관광객이 반이다. 게다가 도심과 멀지 않고 또 고속도로가 가까워 접근성도 좋다.

바위섬은 '보릿돌'이다. 큰 갯바위는 '안 보릿돌', 좀 더 먼 바다 쪽에 떨어져 있는 작은 갯바위는 '바깥 보릿돌'이다. 옛날 이 바위섬 아래서 나는 미역 덕분에 힘든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낚시꾼들에게는 사철 시즌에 맞는 다양한 어종이 입질을 하는 포항 바다낚시의 명 포인트다. 그래서 보릿돌에는 언제나 낚시꾼들이 있다. 여름철에는 농어가, 겨울철에는 감성돔이 많이 잡힌다. 장길리 북쪽 언덕에서 안 보릿돌까지 직선으로 놓인 다리는 '보릿돌교'다. 너비는 4.5m, 길이가 170m 정도로 2012년에 조성됐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일부 낚시꾼들만 배를 이용해 보릿돌에 접근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이 바다 위를 걸어 보릿돌로 갈 수 있다. 보릿돌교 아래로 내다보이는 바다는 에메랄드빛이다. 어찌나 물이 맑은지 바다 속 바위들과 그대로 눈이 맞는다. 장길리 바다는 스킨스쿠버들의 다이빙 포인트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장길리 해안 대부분이 복합낚시공원의 일부이고 포인트도 여러 곳이다. 보릿돌 외에도 긴 방파제와 짧은 방파제, 방파제 맞은편 갯바위와 그 너머 해변도 포인트다. 어족자원은 늘 풍부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낚시 비수기인 여름철이지만 장길리 해안 곳곳에는 이미 낚시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여름의 인기 어종은 농어다. 농어만을 잡기 위해 장길리를 찾는 낚시꾼도 많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겨울철이 되면 장길리는 더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11월부터 1월까지 감성돔, 12월부터 2월까지는 학꽁치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학꽁치는 낚시에 큰 재주가 없더라도 금세 잡히기 때문에 겨울철 장길리는 발 디딜 틈이 없다.

빨간 '희망등대'가 서 있는 큰 방파제는 167m 규모로 감성돔과 볼락 포인트다. 지형의 특성상 북동풍이 불어도 파도의 영향이 덜하고 물 밑에 암반지대가 잘 발달되어 있어 봄 산란기의 무늬오징어 포인트로도 이름 높다. 무늬오징어 마니아들은 요즘 8월을 손꼽아 기다린다. 산란기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늬오징어 입질이 시작되는 시기가 바로 8월이기 때문이다. 장길리 안 보릿돌은 무늬오징어 대물 명당이다. 조류 소통이 좋은 데다 수심이 비교적 깊고 물밑 지형까지 잘 발달돼 있어 무늬오징어의 먹이활동이 왕성한 곳이다. 또한 개체 수가 풍부해 하루가 다르게 조황이 살아난다.

장길리 복합낚시공원 주변은 장길리 어민들의 어장이기 때문에 무단으로 수산동식물을 채취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또한 보릿돌교 난간에 올라가거나 다리 위 낚시행위도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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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 신항 방파제도 포항의 이름난 낚시 포인트다.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꾼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2. 낚시 명당 영일만 신항

영일만 신항 방파제도 이름난 낚시터다. 물고기들은 몸을 숨기려는 방어 본능을 갖고 있다. 또한 몸을 숨길 수 있는 암초와 구조물 주변에는 녹조류, 패류, 갑각류 등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에 방파제는 아주 좋은 낚시터가 된다.

영일만 신항에는 육지에서 돌출한 어항방파제인 동방파제와 해상에 섬처럼 만들어진 북방파제가 있다. 두 개의 방파제를 합쳐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영일만 신항 방파제는 그 규모에 걸맞게 연중 다양한 어종을 자랑한다. 봄철이면 감성돔을 비롯한 학공치·임연수어·볼락 등 갖가지 어종이 낚인다. 여름이면 보리멸과 가자미가 잘 낚이며, 8~9월에는 씨알 좋은 벵에돔이 선보인다. 이맘때 벵에돔은 보통 30~35㎝급까지 낚이며 여건만 좋으면 1인당 5~6수도 어렵지 않다. 고등어·전갱이 등은 가을 시즌부터 볼 수 있다. 감성돔은 가을 무렵부터 시즌을 맞이해 겨울로 갈수록 씨알이 굵어진다.

영일만 신항에는 평일 200~300명, 주말에는 1천~1천200명의 낚시꾼이 방문하고 있다. 고기떼가 몰리는 주말에는 2천명은 족히 몰린다고 한다. 동방파제와 북방파제 양쪽 모두에서 활발하게 낚시가 이뤄지지만 동방파제는 나들이객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잡어낚시 포인트로 추천할 만하다. 외항과 내항 전역에선 고등어·전갱이·학공치 등을 간단한 찌낚시 채비로 낚을 수 있다.

씨알과 마릿수 면에서는 북방파제가 앞선다. 거친 암반층에 축조돼 포인트 여건이 뛰어나고 여느 갯바위 못지않게 대형급이 곧잘 잡혀 현지는 물론 원정 낚시꾼들의 발길도 활발하다. 또한 방파제가 길고 넓어 동시에 많은 낚시꾼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북방파제까지는 오전 4~5시 이후부터 해질 무렵까지 왕복해주는 배를 이용해 진입한다. 어종이 워낙 다양해 개인별로 다양한 낚시 도구를 준비해 오는 사람이 많다. 특히 감성돔과 벵에돔의 굵직한 손맛을 기대하는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새벽 동틀 무렵이 가장 입질이 좋고, 낚싯배가 드나드는 '3번'과 '7번' 출입구 외항권이 가장 유망한 포인트로 꼽힌다.

영일만 신항에서는 철따라 삼치·부시리·농어·대구·고등어·볼락·열기·가자미·광어·오징어를 대상으로 하는 선상낚시가 특히 인기다. 그중에서도 볼락 선상낚시는 지난 20년간 대표적인 출항지로 인기를 끌었다. 영일만 신항에서 출항하는 낚싯배는 종일 낚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오전·오후 출조로 나뉜다. 이는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작업하는 지역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에 출조 스케줄을 맞춘 것이라고 한다.

볼락 선상 외줄낚시는 연중 가능하지만 역시 최고의 시즌은 수온이 차가운 12월부터 3월까지라 할 수 있다. 장비를 빌릴 수 있기 때문에 몸만 가도 쉽게 볼락 외줄낚시를 체험할 수 있다. 그러나 낚시란, 일단 손맛을 보게 되면 한 번의 체험만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다는 치명성이 있다.

글=류혜숙<여행칼럼니스트·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포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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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숙 여행칼럼니스트·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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