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10715010001835

영남일보TV

  • 단풍 물든 수성못에서 즐긴 커피와 빵의 향연…‘제7회 대구 커피&베이커리 축제’ 개최

[경제와 세상] 대구 의료산업

2021-07-16

의료인프라는 전국 최상위권

신약개발 등 혁신전략은 부족

메대협 보유한 대구의료산업

첨복재단을 하나로 묶어내는

펜타헬릭스의 중심줄로 돼야

2021071501000471000018351
권업 객원논설위원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기초체력이 튼튼한 사람일수록 더 잘할 수밖에 없다. 대구 의료산업이 그렇다. 6개의 대형 종합병원을 포함한 2천704개에 달하는 병원은 도시면적과 인구수를 감안하면 전국 최상위 수준의 의료 인프라로 대구 의료산업의 튼튼한 기반이 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의료서비스와 제품의 수요처, 임상 테스트베드가 병원으로 집중된 의료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 점은 매우 중요한 경쟁기반임에 틀림없다. 예를 들면, 대구 의료산업의 중추인 의료기기산업은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도 최근 3년간 생산액 기준으로 평균 27%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전국 평균 16.2%에 대비해 괄목할 만한 발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뒤늦게 용틀임해온 국내 의료산업과 마찬가지로 지역 의료산업도 출발이 늦은 만큼 뛰어 넘어야 할 장애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신약개발 관련기업이 수도권에 과밀 집중되어 지역 기업이 절대적으로 적은 현실에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첨복재단), 한국뇌연구원, DGIST 등 국내 최고수준의 신약개발 연구기관들을 활용한 개방적 혁신전략이 절실하고, 현재 치과용 의료기기 제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신기술 중심의 고등급 의료기기 개발과 인증을 통한 고부가가치화 노력이 목마르게 필요한 상황이다.

의료산업은 대표적인 다학제 간 융합기술 분야로 임상의학, 전기·전자·기계·재료·화학·광학 등이 융합되는 산업이다. 또한 인허가 측면에서 국가 간 제도적 차이로 인해 국제교역에서 비관세 장벽의 영향을 많이 받을 뿐만 아니라 보험급여 적용여부와 수가 수준에 따라 제품수요가 변화하기 때문에 국가 의료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여기서 대구 의료산업의 미래를 위해 펜타헬릭스 모델(penta helix model, 5중 나선모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의료산업의 기본 구성요소인 제약, 의료기기, 의료서비스에 더하여 대학을 비롯한 연구기관과 산업 내 커뮤니케이션과 규제완화, 기업지원 등 플랫폼 역할을 하는, 예컨대 첨복재단 등 5개 요소 간 협력네트워크를 뜻한다.

기존 산학협력 모델이 비자발적 관계 맺기에 집중했다면 펜타헬릭스 모델은 관계의 역동성을 강조하며, 전체 구성요소들이 보유한 지식과 노하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목적이 있다. 기관 간 기존의 경계를 초월하되 형식적이고 과도한 접촉보다는 유연하게 작동하는 관절연결형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플랫폼에서 각 기관들이 가진 서로 다른 아이디어가 교차되며 그 교차점에서 혁신이 폭발하는 이른바 '메디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펜타헬릭스 모델은 수직적이고 단방향적 가치사슬 구조가 짚이 서로 얽혀 꼬여진 새끼줄 모양 나선형 관계에서 경쟁과 협력 양상을 갖춘 의료산업 생태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에 선정된 '메디시티 대구'의 배경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이하 메대협)는 펜타헬릭스 모델의 화룡점정이다. 이는 의사회에서부터 간호사회까지 망라하는 5개 보건의료단체와 대형병원, 의료기기협회, 첨복재단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는 메대협까지 보유한 대구 의료산업에 지금 필요한 것은 플랫폼 기능의 강화에 있다. 지역에 뿌리를 내린 메대협에 대비해 '외딴섬'으로 평가받는 플랫폼으로서 첨복재단을 전체를 하나로 묶어내는 펜타헬릭스의 중심줄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이 점이 현재 언론에 보도된 첨복재단 수장 임명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이자 대구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당면과제다.
권업 객원논설위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