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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결제플랫폼 회사 '머지포인트'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
'무제한 20% 할인'이라는 마케팅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았던 머지포인트가 갑작스레 서비스를 축소해 소비자의 불만이 폭발했다. 일부는 법적대응에 나서는 한편 대구지역 이용자들은 환불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용처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선불 결제를 한 뒤 포인트로 결제하는 핀테크 플랫폼이다. 제휴된 식당이나 커피숍 등 음식점은 물론,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머지포인트는 20~30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11번가·옥션·G마켓 등 소셜커머스를 중심으로 판매되는데, 10만원 충전권을 20% 할인된 8만원에 살 수 있다. 일종의 상품권인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용자 수는 100만 여명에 이른다.
지난 8월11일 머지포인트 운영본사인 머지플러스(이하 본사)는 돌연 가맹점을 축소하면서 회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본사는 "서비스가 전자금융업에 따른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당국 가이드를 수용했다"며 "11일부로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당분간 축소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본사가 언급한 '당국 가이드'는 등록 업종에 따른 것이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인은 구입할 수 있는 범위가 2개 업종 이상이여야 한다. 머지플러스는 법적으로 음식점업에 관한 서비스만 제공할 수 있는 것인데, 편의점과 마트 등은 이에 포함되지 않아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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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에 거주하는 한 머지포인트 회원의 이용내역. 이 이용자는 대형마트와 편으점을 중심으로 머지포인트를 사용했다. 독자제공 |
현재 본사는 이용자에게 환불 신청을 받고 있지만 환불 속도는 더디다. 환불에 대한 불신도 팽배하다. 게다가 몇 명이 환불 받은 지 알리지 않아 이용자들의 답답함은 커지고 있다.
이용자는 주로 수도권에 분포하지만 대구지역에서도 머지포인트 이용자가 적지 않다. 대구지역엔 편의점·대형마트·베이커리·음식점 등 제휴 프렌차이즈가 대부분이며 직접 가맹은 거의 전무하다. 대구지역의 이용자는 대부분 편의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모씨(30·대구 북구)는 "대형마트에서 주로 사용한다. 대형마트의 경우 월별 결제금액과 횟수가 정해져 있지만, 그것을 생각하더라도 20%는 아주 큰 이득"이라고 머지포인트를 사용하는 이유를 말했다. 그는 올해 들어 네 차례에 걸쳐 40만원치의 포인트를 충전했다. 그 중 약 12만원이 남았고, '머지포인트 사태' 직후인 8월13일 환불을 신청했다.
그러나 환불 소식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는 "환불요청이 제대로 안된 것이라고 생각해 다시 링크에 접속해 요청했다. 이용자 카페에 접속해보니 나만 환불 받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휴매장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사용하지도 못한다. 억울하지만 당분간은 잊고 지내려 한다"고 허탈한 심정을 전했다.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이 모인 온라인카페에 2만9천여명이 가입한 상태다. 일부 회원이 환불을 받았다는 글을 작성했지만 소수였다. 이 게시판에는 하루 3건 이하의 '환불 인증' 게시물이 올라온다.
카페 이용자들은 일부 이용자는 수도권, 특히 서울 강남지역에 이용처가 몰려있다는 정보를 공유했다. 이른바 '머지투어'라며 강남 일대의 제휴매장을 돌며 포인트를 소진하기도 했다. 카페 가입자들은 "애플리케이션에 이용가능하다고 표시되는 곳이라도 매장에서 안받아줄 수도 있다"며 "방문 전 전화로 확인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머지포인트 본사는 이용이 폭주한다며 일부 매장에 대해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당부의 공지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머지포인트 사태로 관련 소비자상담도 크게 늘었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1372소비자상담센터의 8월 소비자상담 가운데 머지포인트와 관련된 '신유형상품권' 품목 상담이 1만4천378건 접수됐다. 이는 지난달 전체 상담 건수(6만6천735건)의 21.5%를 차지한다.
신유형상품권 품목 상담은 전월보다 6천465.3%, 전년 동월보다는 7천53.2% 오른 수치다. 신유형상품권은 모바일메시지로 주고받는 커피 이용권과 머지포인트처럼 충전식 금액이용권 등을 포함하는 전자형·모바일·온라인상품권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신유형상품권 품목 상담 대부분은 머지포인트 관련 내용"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측 역시 "머지포인트의 기습공지 후 상담이 빗발쳤다. 8월 11일부터 9월 13일까지 2만여 건의 상담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박준상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