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 판소리에 입문
주말마다 전주가서 배워
명창 박록주 고향인데도
40년간 불모지 안타까워
국악인 대다수가 수도권
지역출신 많이 배출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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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박록주 명창과 같은 구미 고아읍 출신 소리꾼 이소정씨. 그는 "지역 국악인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
"명창 박록주 선생님의 뒤를 잇는 소리꾼이 되고 싶습니다."
이소정(43)씨는 구미 대표 소리꾼으로 박록주 명창의 고향 경북 구미 고아읍 출신이다. 그는 2019년 '제28회 땅끝 해남 전국 국악 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국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8호 흥보가 이수자인 그는 현재 지역 판소리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도 경북판소리진흥회와 이소정 판소리연구원을 이끌며 대중에게 판소리를 알리고 있다. 형곡동에서 연습실도 운영하며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구미가 박록주 선생님을 배출한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40여 년간 판소리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며 "최근 TV프로그램 미스트롯의 영향으로 취미로 판소리를 배우는 사람이 늘었지만, 전공자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고아읍에서 태어났지만 유년 시절을 구미새마을중앙시장에서 보냈다. 부모님이 시장에서 장사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엄마가 매년 복날이나 어버이날에 삼계탕을 수백 그릇 준비해 어르신께 베풀었다"며 "그런 부모님의 선행이 저에게 돌아와 많은 분들이 '새마을중앙시장의 딸'이라며 응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부터 판소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구미여중 민요반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판소리에 입문했다. 주말이면 어머니와 전주까지 가서 판소리를 배웠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마칠 무렵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다름 아닌 아버지의 반대였다. 그는 "아버지가 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바라셔서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했다"며 "하지만 판소리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어 다니던 대학을 포기하고 다시 판소리로 돌아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어렵게 판소리를 재개한 그는 연습에 몰두했다. 하지만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불투명한 미래가 두려웠던 것이다. 이씨는 "넉넉지 못한 형편에 돈은 계속 들어가는데 끝이 보이지 않았다"며 "너무 힘이 들어 엄마 가게에서 돈을 벌려고 판소리를 잠시 접기도 했다. 그때가 심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며 "하지만 결국 판소리로 돌아오게 됐고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아버지도 응원을 해주고 있다"고 미소지었다.
이씨는 지난 7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제3회 전통 연희 드림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오는 12월에도 국악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역에서 국악 행사가 열리면 출연자 대다수가 수도권 국악인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역 국악인들도 무대에 올라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우리 지역 출신 국악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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