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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사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다 .12] 세계로 시장 다변화 나선 청송사과…최고 품질로 해외 입맛 공략…5년간 8개국 154만달러어치 수출

20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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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3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군농산물산지공판장에서 직원들이 해외에 수출할 사과를 선별하고 있다. 〈청송군 제공〉

국내에서 이미 최고로 평가받는 청송사과는 이제 해외에서도 '맛 좋은 사과'로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판로 다양화를 위해 일찌감치 수출 시장에 뛰어들어 세계 각국의 사과와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동남아 국가를 시작으로 판매 시장을 넓혀가고 있고, 까다로운 유럽인 입맛 공략에도 나선다. 청송군도 수출 판로 개척과 지역 농가·농업경영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청송사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다' 12편에서는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청송사과에 대해 다룬다.

이미 70년대 국내 첫 수출길 열어
최근 동남아 위주 탈피 유럽 노크
국내 사과 가격 안정화에 큰 기여
郡, 수출촉진자금 등 다양한 지원
TF신설 북한과 교류도 적극 대비


#1.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는 청송사과

국내에서 첫 사과 수출길을 연 것은 역시나 청송이었다. 청송군은 1970년대 대만과 구상무역(求償貿易)을 통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과를 해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판로를 점차 넓혀 나갔다.

당시 청송사과는 다른 지역 사과보다 다소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고, 해외 판매 수익성도 국내에서 파는 것보다 떨어져 수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사과 재배면적 증가와 재배기술 향상으로 생산량이 증가하자 청송군은 사과 시장의 다변화 등을 위해 세계로 눈을 돌렸다.

청송사과는 최근 5년간 8개 국가에 총 154만677달러어치가 팔려나갔다. 19억9천만원 상당의 청송사과가 해외에서 소비된 것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 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5개 국가에 129.7t(38만8천260달러)이 팔렸다. 이어 2017년에는 싱가포르, 베트남, 러시아 등 3개 국가에 84.24t(22만8779달러)을 공급했다.

2018년에는 수출 실적이 미미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24.60t(5만7892달러)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 2019년에는 다시 반등에 성공해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등 5개 국가에 233.37t(45만7천690달러)의 사과를 공급했다. 지난해에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3개 국가에 176.30t(40만8천56달러)을 수출했다.

하지만 올해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물류난 때문이다. 최근 들어 해상 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물동량이 급증하며 전세계가 물류 대란을 겪고 있다. 사과를 수출하는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크다.

장길영 한우리영농조합(청송군 진보면) 대표는 "지난해에는 사과 수출량이 많은 편이었는데 올해는 해상 물류비가 올라 부담이 크고 물류난까지 겹쳐 수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10일이면 수출 국가에 도착하던 사과가 올해는 20일이 걸릴 지 한 달이 걸릴 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청송사과 수출은 국내 사과 가격 안정화에도 큰 기여를 한다. 통상 청송사과 수출 물량은 그해 사과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국내 사과 가격이 높으면 농가나 농업경영체에서 사과 수출을 꺼리기 때문에 수출량이 줄어든다. 반대로 국내 사과 가격이 낮으면 사과 수출량은 늘어나게 된다. 수출로 청송사과 가격의 폭락을 저지해 전체 사과가격 안정화에 기여하는 셈이다.

장 대표는 "청송사과는 5%만 많이 생산돼도 가격이 폭락하고, 5%만 덜 생산돼도 가격이 폭등한다. 그런 의미에서 수출은 국내 사과 가격 안정화에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사과 수출을 돕고, 농가들이 다양한 판로를 마련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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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청송군 주왕산면 능금농협청송APC에서 한 직원이 지게차를 이용해 해외로 수출할 사과 상자를 싣고 있다. 〈청송군 제공〉

#2. 러시아를 필두로 유럽시장도 노크

청송군도 사과 수출 확대를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청송군은 매년 사과 생산농가 및 생산자 단체를 대상으로 '청송사과 수출촉진자금 지원사업'을 운영한다. 사과 재배면적 및 생산량 증가에 따른 국내시장 위축에 대비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청송군은 이 사업을 통해 해외로 수출되는 사과에 대해 ㎏당 100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사과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춰 수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청송군은 또 농산물전문생산단지 운영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출 농산물의 안정성과 고품질 관리를 위해 농산물전문생산단지 육성을 권장하고 있다. 농가나 생산자단체가 농산물전문생산단지로 지정되면 물류비 인센티브 지원과 각종 조직화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농산물 수출 시 각 국가가 요구하는 안전성 등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신선농산물 생산이력 관리와 수출경로별 관리기반 구축이 가능하다.

이에 청송군은 매년 농산물전문생산단지로 지정될 지역 농업경영체 등을 찾아 지원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유통센터
청송군 주왕산면 지리에 위치한 청송사과유통센터 전경. 〈청송군 제공〉

청송군은 또 올해부터 '청송사과 글로벌 GAP인증 지원사업'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수출 농산물 안전성 확보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 판로를 다변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수출 조건이 까다로운 유럽 등을 상대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청송군은 이 사업을 신청하는 지역 농가나 농업경영체를 대상으로 인증 전문업체 컨설팅 및 인증 관련 비용을 보조할 계획이다.

신정기 청송군 농정과 농식품특작담당 주무관은 "사과 수출이 늘면 안정적이고 다양한 판로가 생겨 국내 사과 가격 변동성에 적극 대응할 수 있고, 수출 물량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청송사과의 가격을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며 "청송군은 수출 확대를 위해 판로 개척과 수출 물류비 지원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 북한과 경제 협력의 상징으로 거듭날까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청송군은 청송사과의 북한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경제 협력과 비핵화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하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남북교류협력사업이 강화되면 지방자치단체 간에도 다방면에서 교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청송군은 사과를 경제협력의 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청송군은 앞으로 북한에 사과 묘목을 보급하고 재배기술까지 이전해 청송사과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청송군은 이미 남북농업교류협력 TF팀을 신설하고, 공무원을 상대로 통일대비 역량 강화교육까지 마쳤다. 2019년 1월1일에는 '청송군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이 조례에서 청송군수는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 사업, 북한 또는 북한 주민 등과의 교류협력사업,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교육 회의 포럼 세미나 연구용역, 남북교류협력 단체의 육성 및 지원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청송군수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지원을 위해 청송군남북교류협력기금을 설치·운영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남북교류협력 및 기금의 운용·관리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청송군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10명 이내의 위원으로 청송군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했다.

청송군은 언제라도 남북교류가 본격화되면 계획 중인 사업을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반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글=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전 영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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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우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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