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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안전 규제에 택배·생필품 못 실어…여객선터미널 마련도 시급

2021-11-17

'대형 카페리 취항' 포항 영일만항~울릉 사동항 노선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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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릉도 사동항으로 입항하는 뉴시다오펄호. 예인선의 도움을 받아 접안하고 있다. 〈울릉군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생업이나 다름없는 관광업을 거의 포기해야 했던 울릉도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 9월16일 포항 영일만항∼울릉 사동항 노선에 악천후에도 안정적 운항이 가능한 2만t급 대형 카페리 여객선 '뉴시다오펄'호가 본격적으로 운항을 시작한 것이다. 툭하면 결항하는 여객선으로 인해 큰 불편을 겪어온 울릉도 주민들의 이동권 개선과 함께 여름철 중심의 울릉도 여행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올 전망이다. 아울러 경기 불황과 관광객 감소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지역 경제에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면 울릉군민의 기대와 희망을 받는 '뉴시다오펄'호가 안정적으로 운항을 지속하기 위해서 풀어야 할 문제도 많다.

바지선 이용 여객선 선미 쪽 선적방식
영일만항 파도 높을땐 위험 이유 들어
포항해수청 '크레인 미사용 적재' 불허

여객선부두엔 승선권 판매 컨테이너뿐
대기실·화장실 등 편의시설 전혀 없어

◆풍랑특보에도 운항가능한 여객선

〈주〉울릉크루즈가 포항~울릉 항로에 투입한 '뉴시다오펄'호는 길이 170m, 폭 26m에 전체 높이가 아파트 9층과 맞먹는 2만t급 카페리 여객선이다. 톤수 기준으로 지난해 2월 선령 만료로 운항을 중단한 썬플라워호의 8배다. 역대 울릉도에 취항한 여객선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여객 1천200명과 화물 7천500t을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으며, 차량은 승용차 기준 170대, 버스는 70여 대를 선적할 수 있다. 이 선박은 풍랑주의보 4~5m 파도에도 운항할 수 있는 사계절 전천후 여객선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첫 운항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동해상에 발효된 풍랑 예비특보로 입·출항이 통제됐다.

당시 기상청에서 발표한 공식 파도 높이가 4m 내외인데 출항이 통제돼 전천후 여객선 운항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던 울릉주민들의 실망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뉴시다오펄'호의 입·출항을 통제한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하 포항해수청)에 대한 울릉주민들의 민심이 악화하자 포항해수청은 '운항 관리 규정 개정심의위원회'를 열어 풍랑주의보에도 운항할 수 있게 됐다.

◆울릉 생활·여행 패러다임 변화

전천후 여객선의 운항이 본격적으로 시작해 울릉도 주민과 관광객에게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육지~울릉도 뱃길이 풍랑주의보 등으로 1년에 5개월가량 교통이 끊기는 문제가 줄어들어 산나물이나 수산물 등 울릉도 특산물이 제때 출하돼 지역민의 안정적 소득증대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울릉도는 겨울철만 되면 수시로 여객선 운항이 끊겨 울릉도가 고립되는 상황이 반복돼 한겨울 울릉도는 섬 전체가 깊은 동면에 들어갔다. 관광객이 울릉도를 찾지 않는 것은 물론 주민들도 육지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울릉도를 떠나가 길거리에 사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뉴시다오펄'호의 운항으로 겨울철 운항중단 일수도 크게 줄어 우리나라에서 다설(多雪)지역으로 유명한 울릉도의 눈을 관광 상품화할 수 있다. 겨울철 여객선의 잦은 결항으로 열리지 못했던 산악도보여행·눈꽃축제·산악스키 등 각종 행사를 열 수 있게 되면 사계절 관광이 가능한 제주도에 버금가는 인기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울릉군 관계자는 "대형 카페리 여객선이 안정적으로 운항하고 울릉도의 특성을 살린 겨울 관광 상품이 하나둘 개발된다면, 울릉도 겨울여행은 관광객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정적 운항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

전천후 여객선 '뉴시다오펄'호가 포항~울릉 뱃길에 운항을 시작했지만 풀어야 할 문제도 많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화물 운송 문제다. 취항 후 현재까지 화물을 제대로 선적하지 못하고 있다.

여객선사인 울릉크루즈는 포항 영일만항 국제여객선 부두에 '바지선'을 띄워 선미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는 방식으로 준비를 해왔다. '뉴시다오펄'호의 화물 적재공간이 선미에서 열리고 닫히는 구조이기 때문. 포항해수청은 크레인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면 화물 적재·적하를 허가하지 않았다. 포항 영일만항에 파도가 높이 칠 때 선미가 열리고 닫히는 구조는 위험하다는 것이 이유다.

다행히 최근 포항해수청은 화물 선적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을 일부 수용해 차량 선적은 할 수 있게 됐지만, 울릉도 주민의 생필품이나 택배 등 일반 화물은 여전히 선적할 수 없다. 울릉도 주민들은 안전규정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포항해수청과 울릉크루즈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일반 화물 운송을 위해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하루빨리 찾기를 희망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포항 영일만항에 여객터미널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뉴시다오펄'호가 배를 대는 국제여객선 부두에 승객대기실·화장실 등과 같은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전혀 마련되지 않고 여객선 승선권을 판매하는 컨테이너 1동만 설치돼 있어 울릉도 주민과 관광객의 불만이 크다.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서는 여객터미널 신축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울릉도 주민들은 울릉군·포항해수청이 앞장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희망하고 있다.

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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