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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칼럼] 여론조사인가, 여론조작인가

2021-11-24

정치 여론조사 신뢰도 심각
공영언론·리서치업체 수장
여권편향 인사들 임명한 탓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조사기관 설립 기준 강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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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정치 여론조사의 신뢰도 문제는 심각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서울시 미디어재단 교통방송) 의뢰로 지난 19~20일 조사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자 지지도가 거의 동률로 나왔다. 최근 나온 거의 모든 여론조사가 10% 안팎으로 야권 후보가 앞섰다는 점에서, 특별히 여권 후보가 뛰어오를 만한 이슈가 없었다는 점에서 의아함이 크다. 지난 9월 중순에도 KBS가 의뢰한 한국리서치 조사발표에서 당시의 흐름과 상당히 다르게 여권 후보가 오차범위 밖으로 높은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이 두 기관은 이미 지난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 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다.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도한 'D-110 여론을 읽다'란 여론조사 내용이 '야당 폄훼, 여당 편향'이어서 공직선거법 준수 촉구 조치를 받고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사실도 드러났다.

최근 야권 대선후보로 경쟁했던 한 정치인은 자신이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여론조사 수치가 편향적으로 나와 그 조사기관의 원자료를 확인하도록 한 결과 조작임을 밝혀내고 그 기관을 폐쇄토록 했다고 밝힌 적도 있다. 또 이번의 한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서 그들 쪽 후보 지지율을 높게 나오게 하는 조건으로 여론조사 의뢰를 진행하던 중 파열음이 나온 사례도 있다. 각급 선거에서 각 정당이 실시하는 후보 경선 때 적용하는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불신이 많다. 그래서 이번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여론조사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조사샘플을 받는 방식을 채택했다. 중앙선관위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 표시도 일부 없진 않지만 헌법기관이고 여야가 각각 추천하는 위원들로 구성 운영된다는 점에서 조작까지 상상하기는 어렵다.

이들 문제 되는 주요 사례가 대체로 공영언론에 의한 것이다. KBS, MBC, TBS, YTN, 연합뉴스 등으로 이번 정권 들어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언론사의 여론조사기관 입찰에는 응찰하나 마나라는 얘기가 관련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돼 있다. 이는 동시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여론조사기관들의 성격과도 연결된다. 많은 경우가 여권 정치인이나 그들 보좌관 출신들이 설립하거나 사실상의 중심인물이다.

여권의 여론조작 사례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실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사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공영언론의 사장과 이사 선임에서의 극단적인 여권 편향성과 기존 야권 이사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몰아내기 사례 등도 허다하다. 나아가 이들 언론의 보도 공정성을 심의 조치하는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및 여론조사심의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등에마저 정치편향과 진영논리를 분명히 드러낸 인물들을 수장과 위원으로 강행 임명해 중립성과 공정성은 허황된 구호로만 존재하고 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지난 5년 가까운 국정의 결과가 말해 준다. 여론조작과 자화자찬 속에서 서민과 청년들의 신음은 더욱 깊어만 간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관리하는 조사기관 등록기준을 보면 분석 전문인력 1명을 포함한 3명 이상의 상근직원만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물리적으로 갖추면 된다. 주요 후보의 지지도는 전국민적 관심사라는 점에서, 그리고 실제 의심 사례가 빈발한다는 점에서 여론조사기관의 설립 및 운영 기준 강화는 시급하다. 중요한 공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조사 샘플과 설문 문항의 공정성 여부에 대한 엄격한 사전 사후 관리 및 처벌, 조사기관 운영자의 정치인 또는 경력자의 제한 등이 요구된다.
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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