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안전운전 캠페인] 빨리보다 안전하게 (하)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오토바이(이륜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과 함께 인식개선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배달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토바이 사고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만큼 배달업 종사자는 준법과 안전 운전을,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은 배달업 종사자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단속을 통한 사고 예방도 중요하다. 실제 오토바이 사고 증가에 따라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위반 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 강화때만 사고·인명피해 감소…지속적으로 펼쳐야
과속 등 법규 위반 단속 위해 앞번호판 부착 의무화 필요
"속도보다 생명 소중" 운전자·고객·업주 분위기도 조성을
◆단속하면 줄어드는 오토바이 사고
대구경찰청은 지난 5월31일부터 한 달간 오토바이 특별 단속을 진행, 510건을 적발했다. 주요 단속 내용은 자동차관리법 위반(번호판 가림, 미부착 등) 226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의무보험미가입) 124건,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84건, 기타(수배자, 불법체류자, 음주운전 등) 36건이다.
특별 단속 기간 오토바이 교통사망사고 건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특별단속이 이뤄진 지난 6월 오토바이 사망사고는 1건으로 작년 대비 80% 감소했다.
오토바이 교통사고 건수는 물론 부상자수도 크게 줄었다. 단속기간 오토바이 사고 건수는 106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43건)보다 25.9% 감소했고, 사고 관련 부상자 수도 138명으로 27.7% 줄어들었다. 단속을 강화할 경우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조심을 하게 되고, 사고 감소와 인명피해 감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대구경찰은 배달 문화가 활성화하면서 오토바이 운행도 덩달아 늘어난 상황인 만큼 지속적인 단속으로 인명 피해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안전을 위한 인식 개선도 뒤따라야
25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1만7천611건이던 전국 오토바이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2만1천258건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사고가 늘어나다 보니 사망자 수도 늘었다. 지난해 오토바이 사고로 숨진 사망자 수는 525명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했다. 지난해 사고 건수는 2019년(2만898건)보다 1.7% 늘어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사고 건수 대비 사망자 수는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지난해 승용차와 승합차, 화물차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다 사망한 건수는 줄어든 반면 오토바이 사고 사망자는 유일하게 늘어났다. 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과속으로 오토바이 사고가 났을 때 치사율이 15.84%로 가장 높았다. 업주와 소비자의 빠른 배달 요청에 배달업 종사자가 과속 운전 등 난폭운전을 할 경우 사고에 따른 사망 가능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이에 경찰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지키며 운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제도로 오토바이 번호판을 앞에도 부착하도록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는 일반 자동차는 앞면과 뒷면 모두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 오토바이는 '후면'에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후면 번호판을 인식할 수 있는 단속카메라가 없다는 데 있다. 전면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의 법규위반 운전을 단속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대선후보까지 나서 전면 번호판 설치를 공약하고 있지만, 현실화되는 것은 쉽지 않다. 오토바이에 전면 번호판을 부착하면 공기 저항이 커져 핸들 조작이 어려워 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보행자와 접촉 사고시 날카로운 번호판 테두리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문제 등으로 법 개정이 좌절됐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과속 등을 일삼게 되는 배달업 종사자의 수익구조를 바꾸고 '빨리오는 것보다 운전자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손해보험협회 대구센터 관계자는 "배달업 종사자 상당수가 생계형 오토바이 운전자인 데다 배달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여서 좀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과속운전 등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배달업 종사자의 안전 수칙 준수 의지가 제일 중요하지만, 속도보다는 생명이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오토바이 운전자, 소비자, 관련 업주 모두의 인식개선이 동시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단속 강화때만 사고·인명피해 감소…지속적으로 펼쳐야
과속 등 법규 위반 단속 위해 앞번호판 부착 의무화 필요
"속도보다 생명 소중" 운전자·고객·업주 분위기도 조성을
◆단속하면 줄어드는 오토바이 사고
대구경찰청은 지난 5월31일부터 한 달간 오토바이 특별 단속을 진행, 510건을 적발했다. 주요 단속 내용은 자동차관리법 위반(번호판 가림, 미부착 등) 226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의무보험미가입) 124건,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84건, 기타(수배자, 불법체류자, 음주운전 등) 36건이다.
특별 단속 기간 오토바이 교통사망사고 건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특별단속이 이뤄진 지난 6월 오토바이 사망사고는 1건으로 작년 대비 80% 감소했다.
오토바이 교통사고 건수는 물론 부상자수도 크게 줄었다. 단속기간 오토바이 사고 건수는 106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43건)보다 25.9% 감소했고, 사고 관련 부상자 수도 138명으로 27.7% 줄어들었다. 단속을 강화할 경우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조심을 하게 되고, 사고 감소와 인명피해 감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대구경찰은 배달 문화가 활성화하면서 오토바이 운행도 덩달아 늘어난 상황인 만큼 지속적인 단속으로 인명 피해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안전을 위한 인식 개선도 뒤따라야
25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1만7천611건이던 전국 오토바이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2만1천258건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사고가 늘어나다 보니 사망자 수도 늘었다. 지난해 오토바이 사고로 숨진 사망자 수는 525명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했다. 지난해 사고 건수는 2019년(2만898건)보다 1.7% 늘어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사고 건수 대비 사망자 수는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지난해 승용차와 승합차, 화물차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다 사망한 건수는 줄어든 반면 오토바이 사고 사망자는 유일하게 늘어났다. 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과속으로 오토바이 사고가 났을 때 치사율이 15.84%로 가장 높았다. 업주와 소비자의 빠른 배달 요청에 배달업 종사자가 과속 운전 등 난폭운전을 할 경우 사고에 따른 사망 가능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이에 경찰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지키며 운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제도로 오토바이 번호판을 앞에도 부착하도록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는 일반 자동차는 앞면과 뒷면 모두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 오토바이는 '후면'에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후면 번호판을 인식할 수 있는 단속카메라가 없다는 데 있다. 전면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의 법규위반 운전을 단속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대선후보까지 나서 전면 번호판 설치를 공약하고 있지만, 현실화되는 것은 쉽지 않다. 오토바이에 전면 번호판을 부착하면 공기 저항이 커져 핸들 조작이 어려워 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보행자와 접촉 사고시 날카로운 번호판 테두리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문제 등으로 법 개정이 좌절됐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과속 등을 일삼게 되는 배달업 종사자의 수익구조를 바꾸고 '빨리오는 것보다 운전자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손해보험협회 대구센터 관계자는 "배달업 종사자 상당수가 생계형 오토바이 운전자인 데다 배달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여서 좀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과속운전 등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배달업 종사자의 안전 수칙 준수 의지가 제일 중요하지만, 속도보다는 생명이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오토바이 운전자, 소비자, 관련 업주 모두의 인식개선이 동시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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