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11201010003782

영남일보TV

[기고] 대구시민 30년 동안 속 타들어 가는데 언제까지 물꼬 싸움만…

2021-12-14

[기고] 대구시민 30년 동안 속 타들어 가는데 언제까지 물꼬 싸움만…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 시민연합 공동대표)

먹는 물은 우리가 생명을 영위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며 사람의 생사가 달려 있는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마시는 수돗물의 품질수준이 우리의 건강을 지탱해주기에 깨끗하고 안전한 물, 풍부한 미네랄이 함유된 물, 용존 산소가 풍부한 물이 좋은 물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대구시민 70%가 못 먹는 물을 정수해서 마시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수질오염 지표인 총유기 탄소량(TOC) 기준으로 평균값이 매곡취수장은 4.3㎎/L(최대 5.3), 문산취수장은 4.4㎎/L(최대5.2)로 생활용수로 쓰기 어려운 3등급 물과 4등급 물을 정수해서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정수처리한 수돗물의 경우도 지난해 평균 매곡정수장은 1.5㎎/L(최대 1.9), 문산취수장은 1.8㎎/L(최대 2.1)로 정수 효율을 보면 매곡정수장은 65%, 문산정수장은 59%로 약 40%는 정수가 안 된 상태의 유기물이 포함된 수돗물을 마시고 있다.

한편 낙동강 하류의 물을 취수해서 사용하는 부산시와 총유기 탄소량(TOC)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오히려 대구 매곡·문산취수장이 평균 0.8∼0.9㎎/L 높았다. 이는 정수된 부산시 수돗물과 비교 시 화명정수장(1.3㎎/L), 덕산정수장(1.2㎎/L)보다 대구 수돗물 품질이 더 나쁜 것으로 확인돼 대구시민 70%는 전국에서 가장 오염된 낙동강 물을 정수해서 마신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취수원 상류 구미산단 등 오염원 비중이 높고 구미산단과 대구취수장 사이의 유하거리가 짧아 오염원에 대한 상쇄 및 자정이 되지 않고 단시간에 정수장으로 유입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총유기 탄소량은 물속에 함유되어 있는 유기물질의 농도로서 물속에 포함된 전체 탄소량을 의미하며 수질의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실시간 측정 가능해 대부분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낙동강 수질 관리는 전체 유기물의 20~50% 정도만을 측정할 수 있는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 기준을 삼고 있다. 이는 수질오염 지표를 임의적으로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밖에 볼 수 없다. 먹는 물 관리기준에 총유기 탄소량 항목을 반드시 포함하고 상시 측정 관리해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오염된 3급수 낙동강 물을 먹는 물로 사용하는 대구시민은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언제 마실 수 있느냐고 묻고 있다.

대구시민은 1991년 페놀사태 이후 과불화화합물 사태까지 총 12차례에 걸친 수돗물 사태로 건강과 안전을 30년 동안 위협받아왔다. 정부에서 확정한 취수원 다변화 대책인 해평취수원의 구미·대구 공동활용은 서로의 고충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상생만이 지역민 모두가 함께 살길이며 시민 생존권과 직결되는 먹는 물 문제만큼은 정치 수단으로 악용돼선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 취수원 다변화를 통한 양질의 원수 확보를 절실히 요구하는 대구시민 염원을 무시하고 반대만을 외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이 뒤따를 것이며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대구시민이 마음 놓고 안전한 수돗물을 마시지 못하는 심정을 헤아려 먹는 물 문제만큼은 지역 간 문제로 생각해선 안 된다. 해평취수원 공동 사용에 따른 해평주민과 구미지역민을 위해 정부와 대구시에서 제시한 지원방안이 적극 수용돼 대구경북(구미)이 하나의 경제·생활문화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 시민연합 공동대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