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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신년특집] 붕괴된 주거 사다리…모든 세대가 '부동산 분노'

20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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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20세 이상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2021 사회·경제 주요 키워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회 분야 3대 이슈로 위드 코로나(35%), 부동산 폭등(32%), 세금 부담(14%)이 꼽혔다. 정부 정책 중 가장 아쉬운 분야로는 '부동산 가격 폭등 대응'이 1순위(37.1%)로 꼽혔다.

모두가 불만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도무지 신뢰하지 않고 있다. 대구도 다르지 않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을 가리지 않는다.

청년층 중에는 주거 정책 다양성에 대해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정책에 대해 낮은 인지도와 까다로운 대출·계약 절차 등의 이유로 청년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중장년층은 청년 위주의 부동산 정책, 내 집 마련에 필요한 대출의 과도한 규제, 종합부동산세 등을 걱정했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정부에서는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 취업준비생 등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주거복지사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공급물량이 제한적인 데다 조건이 까다로워 당첨되기 어렵다"면서 "공급 아파트가 도시 외곽의 변두리로 직장을 다니거나 아이를 키우기 불합리한 위치에 속한 경우도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주택자나 저가주택 보유자의 경우도 대구는 조정대상지역으로 LTV대출 규제를 적용받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2억원 초과 대출에 DSR 40%를 적용받게 됨에 따라 소득이 많거나 현금부자 아니면 집 사기도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주거불안 절벽 내몰린 청년층

직장을 갖고 처음으로 독립을 시도하는 대구지역 20대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청년들을 위한 주택정책은 다양해졌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매물 찾는 일이 까다로워서다. 2020년 대구사회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대구지역 20년 청년 1인 가구는 10명 중 2명에 가까웠다. 2019년 대구의 1인 가구 96만6천620가구 가운데 17.1%가 20대 청년이었다.

정부는 2018년부터 청년 주거 지원 정책을 펼쳐 행복주택, 행복기숙사, 청년전세임대 등 다양한 형태의 주거를 공급해 왔다. 문제는 정책이 시행된 지 3년째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청년들은 정책에 대해 인지도가 낮다는 데 있다. 2020년 국토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5명이 여전히 정부의 주거정책을 모르고 있었다. 이용 비율은 평균 2.82%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청년 주거정책 접근·실효성 낮아
조건에 맞는 집 구하기 힘들고
방 하나 얻으려면 반년 허비할 판

사회초년생 김모(26·대구 북구)씨는 최근 행복주택에 지원했으나 지원과정부터 대안을 찾는 일까지 어려웠다고 했다. 김씨는 "너무 좁은 방은 싫어 투룸 형태의 전세를 구하려 했지만 매물이 없었다"며 "집을 구하면서 청년 주거 정책에 대한 안내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게 아쉬웠다. 행복주택에 지원했지만 정보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까다로운 대출·계약 절차 탓에 '조건에 맞는' 집을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국토연구원 연구에서 1인 청년 가구의 63%가 주택 탐색 과정에서 저렴한 주택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한 바 있다.

지난해 취업한 양모(25·대구 북구)씨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제도를 통해 전셋집을 찾았지만 매물이 없어 결국 월셋집을 구했다. 양씨는 "부동산중개소와 온라인 카페에서 두 달 동안 발품을 팔았지만 조건에 맞는 집은 지하철역에서 멀거나 비싸 지원제도가 있어도 실질적으로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제대로 된 방 하나를 구하려면 반년은 투자해야 해 너무 답답했다"고 했다.

대구시는 2020년 9월 '청년주거안정 패키지'를 시행해 2025년까지 전세금 융자이자 및 전세금 반환보증 보증료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은 주거 지원 정책의 접근성과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조모(25·대구 남구)씨는 "금전적 지원이 가장 중요하지만, 맞는 조건의 매물이 없으면 금전적 지원도 의미가 없다"며 "최대한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홍보를 통한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출규제·稅부담에 휘청이는 중장년층

대구지역 중장년층도 부동산 정책에 대해 불만이 높다. 무주택자 중장년층은 해마다 치솟는 집값, 다주택자 중장년층은 종합부동산세·양도세 등 세금 부과가 큰 부담이었다.

중장년층의 주택 소유율은 낮은 편이다. 대구지역 분양대행사 대영레데코에 따르면, 2019년 11월 기준 전국 중장년층 주택소유 평균 비율은 43.4%로 중장년층 2명 중 1명은 본인 소유의 주택이 없었다. 대구의 중장년층 주택 소유 비율(43.1%)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으며, 경북(43.5%)보다 낮았다.

대구 무주택 중장년층 중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았다. 턱없이 높은 집값, 대출 규제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1인 가구, 청년 위주의 정책이 중장년층의 주거 사다리 끊김 현상을 가속화한다고 주장했다.

천정부지 분양가에 대출까지 빗장
1인 가구 등 정책 지원서도 소외
중장년 내 집·새 집 마련기회 박탈


원룸에 월세로 거주하는 백모(40·대구 수성구)씨는 "행복주택, 청년대출 등 청년층에 대한 정책은 많지만 1인 가구 중장년층의 '내 집 마련' 정책은 턱없이 부족하다. 무주택 기간, 자녀 수, 나이 등을 고려해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중장년층들에게 주택 관련 세금 및 대출규제 완화 등 실질적인 정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김모(42·대구 달성군)씨는 "대구에서 아파트 청약을 계속 준비 중이었는데, 분양가가 턱없이 비싸서 나 같은 무주택 서민은 내 집 마련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앞으로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한 채 평생 남의 집에서 월·전세 전전하며 살 생각을 하니 숨이 막힌다"며 "1인 가구를 위한 전용 주택 확대, 청년층을 위한 행복·임대 주택, 신혼부부 청약 특별공급 등이 있는데 정작 가정이 있는 중장년층을 지원해주는 정책은 없다"고 인상을 찡그렸다.

집을 가진 중장년층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등 과도한 세금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다주택자인 이모(여·51·대구 수성구)씨는 "자녀들의 학군 문제로 수성구에 거주한 지 10년이 넘어가는데 올해는 종합부동산세로 약 2천만원을 내야 했다"며 "정부가 계획성 없는 정책을 남발하기보다는 무주택자 중장년층에게는 대출 한도를 늘려주고, 다주택자 중장년층에게는 현 주택 시세에 맞는 보유세를 부과하는 등 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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