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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원장의 속편한 이야기] 대장 속 겉주머니, 게실

2022-01-11

장 일부가 꽈리처럼 튀어나간 '게실'
증상 안 나타난다면 치료 필요 없어
소장게실은 장폐색·출혈 일으키기도
고섬유질 식단·금연으로 예방 가능

정연수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게실이란 장의 일부분이 장 안에서 밖으로 꽈리처럼 튀어나간 것을 말하고, 순우리말 의학용어로는 '겉주머니'라고 말한다. 게실(憩室)이라는 단어는 일상적으로 많이 쓰지 않는 말이라 생소한 단어일 수 있지만, 쉬는 곳을 뜻하는 휴게실(休憩室)에서 쉴 휴(休) 자를 뺀 것과 같은 단어다.

게실이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아무런 증상이 없어 내시경이나 CT 등의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실이 생기는 이유는 선천적으로 태어날 때 생기거나, 식습관, 생활습관 등으로 나이가 들면서 후천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다.

태어날 때부터 발생되는 게실은 아직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후천적으로 게실이 생기는 이유도 명확하지는 않지만, 변비나 비만 등으로 장벽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장벽의 근육이 약한 부분에서 풍선이 커질 때처럼 툭하고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후천적으로 게실이 생기게 되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고 대부분 평생 지속이 된다. 게실은 장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고, 서양에서는 왼쪽 아랫배에 있는 구불 결장에서 후천적으로 흔하게 발생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선천적으로 발생된 것으로 생각되는, 오른쪽 대장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왼쪽 대장에 다발성으로 대장 게실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게실은 대장뿐 아니라 식도부터 위, 십이지장, 소장 등 어느 부위에서나 생길 수 있고,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식도에서 생기는 게실은 삼킴 곤란이나, 구토, 기침, 입냄새 등을 일으키며 십이지장 게실은 담낭염, 담석증과 연관이 있다. 소장의 게실은 장 폐색이나 출혈을 일으키며 대장의 게실은 복통이나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맹장 주위에 있는 게실은 염증이 생기게 되면 맹장염과 증상과 동일하여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게실이 있다 하더라도 십중팔구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어 이러한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없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다. 게실염이나 출혈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더라도 약물치료나 금식 등 내과적 치료만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열 명 중 한두 명은 이러한 합병증을 겪을 수 있고 게실염의 경우에서는 30%가 5년 내 재발을 한다고 보고될 정도로 재발이 매우 흔하며 같은 자리에서 재발이 된다면 장절제술 등의 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과거에 게실로 인한 증상이 있었다면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장 게실의 발생이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식이요법은 고섬유질 식이와 충분한 수분섭취이다. 고섬유질은 흑미, 보리, 잡곡과 같이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에 많으며, 백미보다는 현미와 같이 도정이 덜 된 곡물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강낭콩, 검은콩에도 많이 함유되어 있고 사과·배·자두와 같은 과일, 호박·감자·시금치와 같은 채소도 고섬유질의 음식이다. 육류를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은 피하고 충분한 물을 마셔야 변비가 예방될 뿐 아니라 장벽에 가해지는 압력도 줄어들어 대장 게실의 발생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고섬유질 식단 및 충분한 수분 섭취에도 증상이 발생된다면 차전자피, 해초, 한천과 같이 대변의 양을 증가시켜주는 효과가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변의 부피를 늘려주는 음식은 일부 변비에서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전문의와 상담한 후 시작하거나 약으로 처방 받아 먹는 것이 안전하다. 대장 게실 합병증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은 다양하지만 흡연자나 비만인 사람에게 훨씬 많이 일어나는 만큼 금연을 비롯해 식이-운동요법으로 체중을 관리해야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설탕,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의 단순당은 장내 유해균이 증식해 장내 가스가 발생, 대장 내 압력이 증가되는 만큼 이러한 단당류의 음식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증상이 없는 대장 게실은 치료가 필요 없지만 평소 변비나 가스가 많이 차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게실염과 같은 게실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당류, 기름진 음식, 육류는 줄이고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늘려야 하며 금연 및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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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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