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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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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택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4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임기 말에 이런 지지율은 없었다.

대통령 재수를 거쳐 촛불로 대통령이 됐다. 당시 득표율은 41.1%였다. 국정농단에 대한 반감이 촛불집회로 이어지고 당시 보수에선 여러 후보가 난립하는 바람에 당선됐다. 어찌보면 운이 좋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지나고 보니 치밀하게 정권을 운영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이 말이다.

문 대통령의 가장 큰 숙원은 검찰수사권 독립이었다. 바로 박영수 특검에서 활약했던 윤석열 수사팀장을 중앙지검장으로 발탁했다. 두 계급을 건너뛰는 파격 인사였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사법처리했다. 이어 검찰개혁이라는 칼을 그의 손에 쥐어줬다. 서로 융화해서 잘하라고 보낸 조국 법무부 장관과 불화가 있었다. 조 장관 가족을 사법처리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도 심한 갈등을 빚었다. 어쨌든 검찰의 힘을 빼는데 성공했다.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독립은 물론 현재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공수처까지 출범시켰다. 정권의 명운을 걸어도 불가능하게 보였던 검찰개혁을 해냈다. 이 와중에 조국과 추미애라는 진보세력의 대표주자들이 치명상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해 초 여권에서 부동의 대선주자 1위였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사면 카드를 꺼냈다 지지세가 추락했다. 문 대통령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 이후 이 전 국무총리는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면서 정권 재창출의 조력자로 전락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전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고, 감사의 인사를 받아냈다. 정치적 부담을 덜면서 이 후보를 지원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보수에겐 짐을 지웠다. 양수겸장(兩手兼將)의 묘수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키웠던 인물로, 배신자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투옥시켰던 윤 후보의 전력을 거론하며 흠집을 냈다.

보수는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 취한 나머지 윤핵관이니 뭐니 하다가 허송세월했다. 내분을 수습하면서 이젠 정권교체를 바라는 응답이 정권유지율 응답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온다. 하지만 이·윤 후보 두 명의 지지율은 문 대통령 지지율 아래인 35%선에 머문다. '부동산을 불장으로 만들었다'는 게 문 대통령에게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동산을 소유한 계층에선 졸지에 부자가 됐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권을 잡으면 부동산 관련 세금을 대폭 낮추겠다고 하니 기다리면 된다. 겉으로야 정권교체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답답할 게 없다. 그러니 지지율이 이처럼 높게 나오는 것 아닌가.

문 대통령은 '삶은 소대가리'란 소리를 듣기도 했고, 줏대없다는 비난도 들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용의주도하게 정치판을 이끌고 있다. 현재 법이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이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자영업자 재난지원금 지급도 그 일환이다. 이 후보와 결은 다르지만 문 대통령에겐 어쨌든 정권재창출이 과제다. 박빙인 현 대선 판국에서 조금만 거들어줘도 큰 효과가 난다. 박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도 대선판을 크게 뒤흔들 수 있다. 그런 포석때문에 사면한 것 아닌가. 야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정국운영이 순탄할까. 180여 명인 진보 진영 국회의원들이 걸림돌이다. 5년 단임제 하에서 대통령에겐 첫 2년이 매우 중요하다. 진보세력과 협치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식물대통령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 대선판을 보니 보수가 대오각성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문 대통령이야말로 소리없이 자신의 의도를 실현시키는 탁월한 전략가임에 틀림없다.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까.
장용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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