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없이 수 년간 누워서 지내는 노모의 몸에 욕창이 생기도록 방치한 대구의 한 요양병원을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인터넷 캡처 |
청원인 A씨에 따르면, 노모 B씨는 2015년 뇌출혈로 쓰려져 지금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B씨는 2020년 10월쯤부터는 대구의 C요양병원에서 삶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C요양병원 중환자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대구의료원으로 잠시 전원해 격리됐다. 이 때 A씨는 대구의료원 의사로부터 '어머니의 엉덩이가 욕창 3기로 보인다'는 진단을 처음 받게 됐다. C요양병원으로부터 그때까지 관련된 이야기를 듣지 못했던 A씨는 병원 측에 따져 물었지만 죄송하다는 이야기 뿐, 이렇다 할 답변은 듣지 못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격리해제 뒤 B씨는 다시 C요양병원으로 되돌아가게 됐지만, 여전히 병원 측에서는 욕창에 대해 알리지 않았다. 면회 시 물어봐도 "영양 상태가 좋지 않고 오래 누워계셔서 잘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말 뿐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29일 A씨는 어머니를 면회하다 머리 뒤쪽에 큰 거즈와 함께 반창고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병원 문의 결과 "욕창이 맞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A씨는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어머니는 몸 곳곳이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욕창에 관해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고, 머리 욕창의 경우 그 어떤 체위 변경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통했다. 또 "종이에 살짝 베여도 쓰라리고 아픈데, 온몸이 썩어들어가면서도 의식이 없기에 어떤 얘기도 하지 못한 어머니의 아픔을 이렇게라도 알리고 싶다"며 "아픈 어머니를 더 잘 모시려 요양병원에 모셨는데, 산송장으로 만든 C요양병원을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C요양병원 측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해당 청원은 4일 오후 3시20분 기준 8천140여 명이 참여한 상황이다.
이날 대구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고, 회원들은 '요양병원에서는 욕창 신경 많이 쓴다고 하더라. 어르신들 몸도 힘드신데 안타깝다' '저희 어머니도 요양병원 입원 중이신데, 처음에 욕창으로 고생하셨다. 이건(B씨의 사례) 방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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