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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 학교 부적응 문제해결 박차…"학업중단 위기학생, 사후해결보다 예방이 먼저"

2022-04-11

★(사진)위기학생-관계회복교육
대구시교육청은 심리·정서·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는 위기 학생이 생기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비정기적으로 열던 위기관리위원회를 매달 정기적으로 열어 사전 예방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이 운영 중인 위기 학생 관계회복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새로운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까"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 새로운 교실, 선생님, 그리고 처음 보는 친구 등 환경변화가 적지 않아서다. 학교 성적이 좋은 것은 물론 학교 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라는 게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과 달리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탓에 중간에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매년 이어지고 있고, 교육 당국은 이런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매년 이어지는 학업중단 학생들

10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부적응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2016년 1천259명, 2017년 1천158명, 2018년 1천144명, 2019년 1천152명, 2020년 845명에 달했다.

학업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위험을 안고 불안한 가운데 학교를 다니는 이들도 적지 않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언제든 학업을 중단하고, 거리로 나설 우려가 높은 경우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학업중단숙려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학업중단 위기학생에게 다양한 체험과 상담 등을 통한 충동적인 학업중단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학업중단숙려제에 참여한 학생의 절반가량은 학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2018학년도 학업중단숙려제에 참가한 1천648명의 학생 중 890명(54%)은 학업을 이어나갔다. 2019학년도 숙려제 참가 학생 1천720명 중 942명(53%), 2020학년도 870명 중 405명(46%), 2021학년도(올해 2월28일 기준)933명 중 405명인 43%는 학업중단 대신 학교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다행히 절반가량은 다시 학업을 이어나고 있지만 매년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 그리고 학업 중단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어 잠재적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청소년들은 이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을 총괄하는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지난해 4월 코로나19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2%가 불안과 걱정을 호소했다. 여기에 짜증과 우울을 경험했다는 응답자 비율도 각각 39.3%와 30.3%로, 3명 중 1명꼴을 차지했다. 결국 이런 불안한 감정 상태가 학업이나 교우 관계에도 영향을 주게 되고, 결국 학업중단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다양한 지원에 나서는 교육계

대구시교육청은 이런 위기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한 위(Wee)클래스다. 위클래스는 학교 단위로 운영되는 것으로, 학교생활은 물론 가정생활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심리 상담 등의 도움을 주고 있다.

이날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지역 465개 학교 중 448곳에 위클래스를 설치, 전국 1위의 설치율(96.3%)을 기록했다. 특히 위 클래스 내 전문상담인력 배치율은 98.9%로, 사립초등 3곳과 자사고 2곳을 제외한 모든 학교에서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한 구조다. 이와 함께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모든 학생을 위해 심리정서회복을 위한 다품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서적 어려움 호소 학생 대상 심층심리평가, 외부 상담기관 연계 상담비, 외부 전문가 자문료, 병원 치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주의력 결핍·친구문제 등 다양한 이유
정서적 어려움 학업중단까지 이어져
지역 465개교 중 448곳 위클래스 운영
병원치료연계 필요할땐 비용도 지원

AI기반 헬스케어 프로그램 '뽀미' 활용
신경인지기능 등 심층심리검사 확대
매일 아침 10분 마음챙김 명상 진행
매달 1회 학교별 위기관리위원회 열기로



예전의 경우 지원대상을 관심군, 저소득층, 기입원 학생, 정신질환 진단받은 학생 등으로 한정했지만, 이번에는 사실상 모든 학생으로 지원 대상을 넓혔고, 병원 치료비에 한정됐던 지원을 외부 상담기관 연계, 자문, 심리평가 등으로 확대하면서 학생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이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았던 D초등 2학년 학생의 어머니 A씨는 "아이가 친구 관계로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이 4명을 키우느라 가정 형편상 부담이 돼 선뜻 병원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다 다품 지원을 통해 병원 치료와 상담을 받았고, 입학 후 처음으로 담임선생님께 칭찬도 받고 같은 반에서 친구도 생겼다"면서 "이후 아이가 학교 가는 게 즐겁고 신난다고 말해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다문화 학생의 어머니인 B씨는 "말이 잘 안 통하는 탓에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던 중 다품지원을 통해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덕분에 나도, 아이도 치료에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면서 "이후 담임선생님께서 교실에서의 문제행동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정말 좋았다. 올해도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아동 자기조절력 향상 프로그램인 '뽀미'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치료제 전문회사와 경북대 의대, 연세대 의대 등이 공동으로 음성 AI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뽀미'를 개발했고, 신경인지기능검사·ADHD평가 척도 등 1차 심리검사와 심층평가 및 검진 등을 효과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올해는 이를 더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사후 해결보다 사전 예방에 방점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문제나 위기 학생 발생 이후 해결보다 사전 예방을 중심으로 위기학생 관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위기 학생 발굴과 위기 상황 예방을 위해 학교별 위기관리위원회를 매월 한 차례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그동안 심리·정서·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는 위기 학생이 생기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발생 이후 비정기적으로 위기관리위원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달부터 사전 예방을 위해 문제 발생 이후 비정기적으로 열리던 대구지역 초·중·고교의 위기관리위원회를 매달 정기적으로 열어 발생 이전에 막겠다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학교 관계자로만 한정되어 있던 참석자 범위를 확대했다.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NGO 등 다양한 학교 외부 기관의 실무 담당자들이 참석하도록 확대, 교육청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관이 맡고 있는 지원 기능 등을 최대한 활용해 위기 학생에 대한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 것.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심리·정서·경제적 불안 등 다양한 위기 요소를 가진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고 원인이 다양하다. 그런 만큼 다양한 기관의 실무자들이 참석해 위기 학생으로 발전하기 이전에 지원하는 등 예방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아침 10분 마음챙김 명상도 진행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 이뤄지는 명상을 통해 학생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배려와 존중의 관계 형성, 행복한 교육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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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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