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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장애·비장애 예술가들이 전하는 공존예술 프로젝트...'한국 파릇하우스' 공연 속으로

2022-04-20
[동네뉴스] 장애·비장애 예술가들이 전하는 공존예술 프로젝트...한국 파릇하우스 공연 속으로
대구가톨릭대학교 하양캠퍼스 미디어콘텐츠홀에서 장애·비장애 무용수가 함께 20일 달서아트센터 무대에 올릴 '나는 여자 나는 남자' 영상촬영을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한국 파릇하우스'가 장애인의 날에 맞춰 기획한 장애·비장애 예술가들이 전하는 공존예술 프로젝트 '달이 달을 춤추다' 공연이 오는 20일 달서아트센터 청룡홀 무대에 오른다. 장애 무용수 10명(시각장애1명, 뇌병변장애 2명, 발달장애 7명)과 비장애 무용수 10명이 8가지 주제로 약 50분간의 공연을 펼친다.

그 전에 필자는 무대가 만들어 지는 과정이 궁금해 그들의 동선을 따라가 봤다.

지난 14일 대구가톨릭대학교 미디어 콘텐츠홀.


어느 무용수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나는 여자 나는 남자'라는 8분짜리 영상 촬영을 위한 연습이 오후 3시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하이라이트는 물감통과 붓이 연결된 휠체어를 타고 무용수가 지나가니 하얀 롤 캠퍼스 위에 붉은 물감이 떨어지고 이어 비장애 무용수가 물조리개로 흰물감을 덧뿌려 춤을 추니 추상적인 그림이 완성되는 장면이다.


휠체어 무용수 김윤미(44·지산동)씨는 "여러 가지 취미 활동도 많이 했지만 무용이 주는 성취감이 가장 커서 8년째 무용수로 활동 하고 있다"며 "특히 춤동작과 그림이 함께 표현되니 내 마음의 열정이 더 잘 표현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대구 달서구 월배로에 위치한 한국 파릇하우스 무용 연습실.


이번 공연은 장애 무용수 한명이 최소 3~4개 이상의 주제에 출연하도록 구성돼 있어 비장애 무용수보다 출연 비중이 훨씬 높다는 설명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무용수가 자신의 순서와 동작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장애 무용수 사이에 비장애 무용수가 적절하게 배치됐는지 등 스텝과 무용수들이 전원 참석해 최종점검과 함께 총연습을 하느라 연습실이 그들의 열기로 가득 채워졌다.

13년째 휠체어 무용수로 활동 중인 황성진(36·상인동)씨는 "우리 같은 뇌병변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긴장을 하면 근육이 긴장을 해 경련이 오기도 한다. 다함께 박자와 호흡을 맞춰 작품을 완성해 나가야 하는데 조금만 호흡이 흐트러져도 옆사람이 다칠 수 있다"라며,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1시간 이상 트레이닝을 해 몸을 단련시킨다고 한다. 그 외에 긴장 완화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시를 쓰거나 음악을 듣고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의 표정연기도 관심있게 본다고 한다.


뇌병변 장애인으로서는 나오기 어려운 동작인 휠체어에서 내려와서 벽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두팔로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물구나무 서는 동작은 두발로 서고 싶다는 열망을 담은 자신의 이야기라고 한다.

[동네뉴스] 장애·비장애 예술가들이 전하는 공존예술 프로젝트...한국 파릇하우스 공연 속으로
대구가톨릭대학교 하양캠퍼스 미디어콘텐츠홀에서 장애·비장애 무용수가 함께 '나는 여자 나는 남자' 영상촬영을 하기 위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9년 문화예술교육연구소로 창단을 해 지금까지 장애인들을 무대에 올리고 있는 한국 파릇하우스 이미경 대표를 만났다.

▶영상촬영 중 휠체어가 지나가니 하얀 롤 캠퍼스 위에 그림이 그려지는 장면이 감동적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게 됐나.

(이미경)"춤동작과 시, 춤동작과 노래 , 춤동작과 그림 등 두 가지를 연결하면 표현력과 전달력이 확장된다. 그래서 휠체어에 물감통을 연결할 생각을 했다. 국립재활원에 의뢰를 해 1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휠체어 그림그리기 보조기기 결과물이 작년 겨울에 나왔다. 장애 무용수의 휠체어 가는 길을 따라서 표현된 작품을 스카프로도 제작했다. 장애 예술가들의 예술활동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을 지역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공연장 밖에서도 만날 수 있도록 굿즈와 어워드를 개발, 제작 중이다. 장애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다. 다름을 문화예술로 이어가면 같음이 된다. '다름+이음= 같음'은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 2021년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경연대회 스페셜-K 에서 무용 부분 1위인 금상 수상, 2021년 사회적 기업 선정, 2022년 한국장애인 개발원에서 주관하는 문화예술 특화형 장애 인식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20년전 어떤 계기로 이 길을 걷게 됐나.

"무용학과 교육학을 전공했다. 자원봉사로 잠깐 시작한 일이 평생의 업이 됐고 지금은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생각한다. 넘어야 될 산이 생기고 그러면서 겸손도 배운다 도우는 손길이 많았고 마음을 모아 주시는 분이 많아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 한국 파릇하우스가 지금까지 장애인을 위한 무용 수업을 묵묵히 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20년 전에 비해 장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이렇게 변화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장애인 어머니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어머니의 용기가 장애인들에게는 큰 힘이다. 장애 전문예술가로 가는 길은 비장애인처럼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즐거움이나 성취감이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다.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이해를 통해 누리는 것이라 믿는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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