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남원환 대구 동구청장 예비후보 |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대구 동구청장 후보로 단수 추천한 남원환 예비후보가 "동구에 남근탑을 세워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황당한 공약을 내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남 예비후보는 지난달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구청장 출마 선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많은 사람이 몰려오는 동구를 만들자. 금호강 둔치에는 이순신 장군의 친구인 두사충 이야기, 한국 전쟁 때 미군을 위문하러 온 마릴린 먼로 이야기, 방촌동 야산의 여근곡 이야기 등을 엮어 사람이 모이는 동구를 만들자. 남근탑을 만들어 관광객을 모으자"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일에도 SNS에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황당한 공약을 제시했다. 남 예비후보는 "핵전쟁 발발 시 미국 대통령이 핵전쟁을 끝내기 위해 머무르는 지하 벙커에는 많은 물과 지하 수력발전소가 있다. 동구 유권자들도 똑같은 시설을 사용해야 한다"며 "투자 이민을 받아들여 모인 투자금으로 지하에 인공호수, 수력발전소, 식물공장을 건설해 세계 최첨단 다문화 도시를 만들자"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 1조 4항을 '우리나라는 다문화 국가다'로 개정, 남한에 2천만 명, 북한에 1천만 명 이주민을 받아들여 (인구) 1억이 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호강을 따라 인공폭포 10㎞를 만들고, 중고생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후 2시까지만 수업하도록 하자. 노동자들에게는 시멘트 40㎏ 포장을 20㎏으로 줄여 건강과 노동생산성을 높이자"고 했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함량 미달 후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다수의 유권자들이 볼 수 있는 SNS에 황당함을 넘어 성적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표현을 썼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지역 민주당 한 당원은 "어디가서 우리 당 후보라고 말할 수도 없을 정도의 후보가 공천장을 받게 됐다"면서 "공천할 인물이 없다면 무공천 결정을 내리거나 추가 공모를 받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6차 회의를 열고 남 예비후보를 동구청장 후보로 확정했다. 경쟁 후보로 나섰던 최완식 예비후보는 공천에서 배제됐다. 남 예비후보는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민생당 후보로 대구 동구을에 출마해 613표를 얻는 데 그치며 낙선한 바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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