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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의회 본회의장 전경. <대구 남구의회 제공> |
지방자치 시행 31년을 맞은 올해 6월1일 지방선거에 대한 대구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주민을 대표하는 기초단체장과 주민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지방의원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특히 기초의원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조차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지방의회에 대한 무관심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차이가 뭐죠?"
6·1 지방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의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후보들이 결정되고 있다. 공천을 받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들은 오는 12~13일 후보자 등록을 한 뒤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대구 남구에서는 현역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이 모두 컷오프 되고, 수성구에서는 현역 더불어민주당 구의원들이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2순위인 '나' 번을 받아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면서 일각에선 지방의회의 전문성과 연속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한 한 현직 기초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뜻을 갖고 재선에 도전한 구의원들은 초선 때 현장에서 배운 것을 활용해 보기도 전에 컷오프 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아쉽다"면서 "초선의원들로만 채워진 의회가 본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지역 각 기초의회마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며 지방회의 내부에서는 대혼란을 겪고 있지만, 실제 투표권을 가진 주민들은 관심 밖 상황이다. 자신이 사는 지역의 구의원이 누군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2명 이상을 뽑는 선거구임에도 한 명만 뽑는 줄 아는 시민이 대부분인 게 현실이다.
하지만 지방의원들의 역할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직장인 박모(여·43·대구 남구)씨는 "구청장 이름도 겨우 안다. 지방의회가 있다는 것은 들었지만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의원들이 누군지는 모른다"며 "지방의회 의원들의 활동을 직접적으로 볼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구의원들이 몇 년간 활동해도 그들의 이름조차 몰랐다. 일반 주민들이 지방의원이 누군지 모른다는 것은 주민의 잘못도 있지만 지방의원들의 책임이 더 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기초의원에 대한 관심 떨어져
정치권에서조차 지방 의회와 기초 의원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지방자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지역 한 기초의원은 "구·군 의원은 지역 주민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데, 말 그대로 '기초'의원이기 때문에 국회의원, 시의원보다 할 수 있는 일과 권한이 아주 적다. 정치권에 입문하는 사람들도 기초의원을 점차 멀리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기초의원이 되면 주민들과 함께 생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초의원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기초의원들이 먼저 주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지 고민해야 한다. 기초의원들의 의정 활동 보고회, 전·후반기 주민 초청회 등 지방의회를 알리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사명감을 가진 후보 등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지방의회 무관심 문제는 첫 지방선거가 시작된 시점부터 계속 제기됐던 풀기 힘든 숙제다. 한국 정치의 특징 중 하나가 중앙 집중이다 보니 무관심의 원인이 주민이나 정치인 어느 한쪽에만 있다고 하기도 어렵다"며 "지방 정치에 관한 관심은 모두의 몫이지만 평범한 주민이 지역 의회 의원까지 파악하기도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지역에 사명감을 가진 정당 후보가 일반 주민들과 자주 소통하는 등 의회를 알리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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