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20일 앞둔 가운데 진보정당 주자들의 제도 정치권 진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의 경우 소수 정당의 지방의회 진출 보장을 위한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시범 지역도 등장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소수정당 소속 출마자는 제7회 지방선거 때 보다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정당, TK 진출할까… 소수정당 후보 19명 출마
영남일보 취재진이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 시스템을 살펴본 결과 대구 경북(TK)에서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소수정당 후보는 총 19명이다. 광역 단체장 후보로는 정의당 한민정, 기본소득당 신원호 예비후보가 대구시장에 출마했고, 경북도지사에는 아무도 출마하지 않았다.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자는 한 명도 없었고, 광역의원 출마자는 정의당 엄정애(경산1) 예비후보가 유일하다.
기초의원의 경우 대구에선 정의당 예비후보로 임아현(동구 다), 정유진(북구 바), 백소현(북구 사), 김성년(수성구 라) 예비후보가 출마했다.
진보당에선 황순규(동구 바), 이용순(수성구 마), 조정훈(달성군 다) 예비후보가 나섰다. 녹색당은 장정희(동구 라) 예비후보가 기초의회 진출을 노린다. 독도한국당에선 김두환(중구 나) 예비후보가 TK 지역 유일한 출마자다.
경북은 총 7명의 소수정당 후보가 출마한다.
정의당 소속으로는 김성열(포항 마), 임명식(포항 차), 이준호(경산 가)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녹색당은 허승규(안동 마) 예비후보가 출마하고, 진보당에서는 이광춘(경주 가), 박정애(경산 마), 신광진(의성 나) 예비후보 등이 표심을 다지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2018년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 때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시 대구 경북 지역에 출마한 소수정당 후보는 총 42명이었다. 광역단체장에는 정의당 박창호 후보가 경북도지사에 출마해 눈길을 끌었다. 또 보수 성향의 소수정당인 대한애국당에선 TK 기초단체장 선거에 4명이 나섰으며, 진보 소수정당인 민중당에서도 1명이 출마했었다.
이 밖에도 광역의원 후보로는 대구의 경우 정의당 2명, 대한애국당 3명, 민중당 4명이 나선 바 있고, 경북에는 정의당과 민중당에서 각각 1명씩 출마했다. 기초의원 선거에는 정의당이 대구에 6명, 경북에 3명 후보를 냈다. 민중당은 대구 2명, 경북 6명의 후보를 내보냈다. 대한애국당은 대구 5명, 경북 2명의 후보가 출마했었다. 녹색당 후보는 경북에 1명 있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 때는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의 당세(黨勢)가 가장 약했던 데다, 보수진영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대한애국당 등으로 쪼개져 있었다"며 "따라서 보수 일색인 대구 경북에도 더불어민주당 뿐만아니라 진보 소수정당 후보도 다수 출마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21대 총선 이후 거대양당의 대결 구도가 심해지면서 지방선거 출마자도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소수정당 대표 출마자 누가 있나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장 예비후보, 기본소득당 신원호 대구시장 예비후보, 진보당 황순규 대구 동구의원 예비후보·이용순 수성구의원 예비후보(왼쪽 위 부터) |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이날 노동당·녹색당·정의당·진보당 등 이른바 '진보 4당' 단일 후보로 추대됐다. 한 예비후보는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진보 4당 단일 후보이자 민주노총과 함께 하는 후보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에서 모든 후보가 단일 후보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따라서 이번에야 말로 '계급투표'를 해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아침 일찍 첫차를 운행하는 택시·버스 노동자 등 현장 노동자를 만나는 데 주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예비후보는 대구의 산업구조를 친환경 미래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대표적인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본소득당 소속으로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신원호 예비후보는 "대구시장 선거비용 제한액이 11억7천만원인데, 우리는 청년들의 소액 후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면서 "당원들과 함께 동성로 등 주요 번화가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 낼 수 있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모든 대구시민에게 12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원하자는 게 대표 공약"이라고 덧붙였다.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인 황순규 동구의원 예비후보는 대구에서만 다섯번 째 공직선거에 도전한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출마, 당시 대구 최연소로 동구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동구 바 선거구에 황 예비후보는 "진보 단일 후보로 출마한 만큼, 진보정당이라는 인식은 주민들에게 심어준 듯 하다"면서 "2월18일 처음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80여 일가량 지역 곳곳을 돌며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며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시범지역인 수성구 마 선거구에는 진보당 이용순 예비후보가 소수정당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출마했다. 이 예비후보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취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출마했다. 제도 도입 취지 자체가 소수정당 후보들의 의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지역 유권자들에게도 그 점을 강조하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yeongnam.com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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