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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칼럼] '文정부 5년 평가'의 정치학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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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장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서울역에서 1천여 지지자의 환송을 받으며 KTX에 올랐다. 반대편에서는 반문(反文) 단체가 '문재인을 감옥으로'를 외쳤다. 귀향길에 남긴 그의 마지막 한마디가 곱씹어진다. "해방됐다." 문재인은 과연 해방된 것일까. "뉴스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요"라고 했지만, 그에게 그런 평안이 찾아올까. "잊히고 싶다"지만 아무도 잊으려 하지 않는다. 좌든 우든 같다.

회한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그는 노무현과의 만남을 '운명'이라 했다. 그 운명의 질긴 인과가 지금껏 이어진다. '반검(反檢)', 그때 골수에 새긴 적의(敵意)의 파종이 '검수완박'의 족쇄되어 돌아왔다. 운명은 곧잘 자승자박의 심술을 부린다. 조국 파문? 어느 날 갑자기 터진 게 아니다. '대통령 윤석열' 탄생의 단초는 그 '운명적 만남'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검사 윤석열이 정치인이 된 것이나, 종국에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는 '반문재인'적 속성이 내재한다. 살아있는 권력의 속성? 그건 무서운 거다. 정치인 윤석열 탄생의 동인이자 대통령 윤석열의 존재 이유다. 윤 대통령이 직접 탈고했다는 취임사만 봐도 확연하다. '반지성주의' '민주주의 위기' '다수의 억압' 그리고 빠진 '통합'의 메시지는 무엇을 웅변하는가. 반문재인, 그 분명한 지향점을 가리킨다. '문(文)의 5년'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출이다. 물빛 모르는 민주당, 등골 써늘해도 부족할 텐데 더없이 한가하다. 또 터진 성추문. 뼈까지 바꾸겠다지만, 미안하다, 늦었다. 지방선거 참패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반문재인'은 '반검'과 데칼코마니다. 문정부의 시작과 흡사한 것이 불길하다. 불행한 역사의 반복이다. 새 정부가 반문재인 정부가 되는 건 퇴행이다. 또다시 자승자박이다. 어제 이임한 김부겸 전 총리의 말에 공감한다. '공동체의 위기'라고 걱정했다. 지금 가장 필요한 정신으로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을 들었다. 민주공화국의 기본 가치들이다. 윤 대통령이 35번이나 강조한 '자유'를 위해서도 '통합'은 필요하다.(김황식 전 총리) 퇴임 직전 국정 지지율 45% 안팎의 대통령을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 비난하면 이 간극을 메우기 힘들다.

문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는 현실적으로 해방될 수 없다. 말을 해도, 안 해도 같다. 45%의 힘을 갖고 퇴임한 첫 대통령이다. 강력한 팬덤도 있다. 그러나 더는 진영의 리더가 돼선 안 된다. 현실정치에도 선 그어야 한다. '반려동물 돌보고 농사짓고 성당 다니고 성파 스님 차 얻어 마시며 주민과 막걸리 한잔하는' 꿈의 자유는 존중한다. 그 앞에 놓인 두 가지 가능한 역할은 의미 있다. '한반도 평화'와 '국민 통합'이다. 지미 카터,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도 그랬다. 그의 대북 인적 네트워크는 남북 대화에 긴요하다. 20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왜 그를 만나려 할까. 이런저런 이유로 그에겐 잊힐 자유도 없을 듯하다. 안녕과 무운을 빈다.

그런 문 전 대통령을 윤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만난다면 그보다 더 강력한 '통합' 메시지는 없다. 수시로 야당 의원들과 이른 아침 즐겁게 식사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본다면 국민은 더 행복할 것이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의 동력은 '반문재인'에서 나오지 않는다. 진보는 이어달리기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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