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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듣는다] 성장 치료…성조숙증도 일정기준 충족땐 건강보험 혜택

2022-05-17

여아 가슴멍울 유무, 남아 고환 크기로 증상 진단
의사 의학적 판단따라 검사·치료 보험 적용 가능
아이 키 3퍼센타일 미만땐 빨리 상담받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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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40)씨는 자녀의 작은 키가 걱정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큰딸은 입학 이후 지금까지는 3년 동안 반에서 가장 작은 아이였다. 김씨는 물론 아내도 키기 작은 탓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큰딸의 스트레스가 심했다. 더욱이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로 아이들과 학교에서 어울리는 게 불가능해 친구끼리 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적었는데 이제는 그 빈도수가 늘면서 아이의 스트레스도 늘어나고 있다. 부부 모두 작은 키 때문에 성장클리닉에 대해 알아봤지만, 외벌이인 김씨 형편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아 알아보지도 않은 채 포기했다. 그러다 최근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일정기준을 충족할 경우 검사에서부터 치료까지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비용으로 치료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서다.


◆성장치료, 보험 적용도 가능

아이 키와 관련한 치료는 크게 성조숙증 치료와 성장호르몬 주사로 구분할 수 있다. 성조숙증 치료는 밥을 하는 상황으로 설명하면 이해가 쉽다. 밥을 할 때 갑자기 어떤 원인으로 불이 세지면, 그 불로 인해 갑자기 끓어 넘쳐버릴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밥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 밥이 제대로 잘되도록 하기 위해 원래의 목적대로 되도록 천천히 불 조절을 해가면서 뜸을 들여 익히는 과정을 '성조숙증치료과정'으로 보면 된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이렇게 불 조절을 하면서 밥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 탓에 성조숙증치료와 성장호르몬 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다만 성조숙증 진단 시 성인 예측키가 너무 작거나 성조숙증치료로 인해 성장 속도가 너무 떨어지는 경우엔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게 된다.

또 성조숙증 환아의 상당수는 성호르몬 분비 억제만으로도 다른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자라다가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사춘기가 다시 찾아오면서 급성장하게 된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이럴 때 가장 고민은 부담스러운 치료비용이다. 성장호르몬 검사에서 치료까지 연간 1천만원가량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일반 가정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다행인 것은 일부 기준에 충족할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전문의들에 다르면, 성조숙증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방사선검사, 혈액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 여자아이는 가슴 멍울이 만져지는지, 남자아이는 고환의 크기가 부피 4㏄ 이상으로 커져 있는지에 따라 증상 유무로 판단한다. 이때 건강보험 적용 여부는 진료한 의사가 환자의 증상이나 검사 등을 참고로 의학적 판단에 따라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단 의사의 판단이 아닌 본인 희망에 의한 건강 검진인 경우에는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비급여대상이다.

검사에 이어 치료에서도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성조숙증 치료 주사제 건강보험 적용 기준은  △2차 성징 성숙도(Tanner stage)가 2 이상 △골연령(Bone Age=X-ray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뼈 나이)이 역연령(Chronological Age=만 나이)보다 증가 △GnRH(생식샘 자극 호르몬 분비 호르몬) 자극검사에서 황체형성호르몬(LH)이 기저치의 2~3배 이상 증가되면서 최고 농도는 5IU/ℓ 이상인 경우에는 보험적용 대상이 된다.

성조숙증으로 진단받으면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주사를 정상적인 사춘기가 시작되는 12~13세까지 4주 또는 12주마다 1번씩 맞게 된다. 투여 시작은 역연령 여아 9세(8세 365일), 남아는 10세(9세 365일) 미만, 투여종료는 역연령 여아 11세(11세 364일), 남아는 12세(12세 364일)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전문의들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키가 3퍼센타일 미만 정도만 저신장으로 확인이 가능한 만큼 여기에 해당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명희
정명희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비만,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조심

불가피하게 성장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도 있지만, 이를 사전에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첫 번째는 어릴 때부터 비만하지 않도록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다. 달걀이나 두부, 두유, 콩나물 등에 성장 촉진제가 들어있어 이런 식품을 많이 먹으면 초경을 일찍 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명확히 증명된 것은 없다. 식품에 들어있는 성장 촉진제는 성호르몬 분비와 관련이 없는 만큼 초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하루 30분 이상 땀을 흠뻑 흘릴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5일 이상 꼭 하기를 권한다. TV 시청, 인터넷 게임 등 시각적인 자극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또 성조숙증은 진성과 가성으로 분류된다. 진성 성조숙증이란 뇌에서 전달된 신호에 의해 나타나는 정상적인 과정에 의해 일어난 것이다. 중추성 성조숙증이라고도 하고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으로 이어지는 호르몬의 활성화가 일찍 발현되어 나타난다. 가성 성조숙증은 사춘기적 변화를 일으키는 성선호르몬이 정상적인 뇌하수체 성선자극호르몬의 자극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닌 경우를 말한다. 진성 성조숙증은 너무 어린 나이에 2차 성징이 나타나 신체적인 성숙과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성호르몬에 의한 골 성숙의 과다한 촉진과 성장 촉진으로 인해 성장판이 일찍 닫혀서 최종 성인 키가 작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아의 경우 140㎝ 이전에 가슴이 발달하거나 음모가 생기고 갑자기 많이 큰다면 주의해야 한다. 부모 세대에서는 가슴이 발달되면서 18~24개월 정도 후에 초경이 시작했지만, 최근엔 12개월 이내 시작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남아는 150㎝ 이전에 음경, 음낭 및 고환의 크기가 커지고 음성 변화, 여드름 등의 징후가 보인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정명희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성조숙증은 소아비만과 환경호르몬을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는 만큼 플라스틱에 뜨거운 음식을 담아 오는 배달음식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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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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