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이용수 할머니와 서옥자 교수(오른쪽)가 대화를 나누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6일 오후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만난 서옥자 워싱턴 정신대 문제대책위원회 고문은 "위안부 문제에 관해 이용수 할머니와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는 같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에 올 수 없었던 서 고문은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생기자마자 바로 비행기표를 끊었고, 지난달 20일 방한 후 이용수 할머니를 방문하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대구를 찾았다는 서 고문은 "대구에서 이용수 할머니와 그간 못한 이야기를 나눴고, 오늘(6일)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잠드신 대구시립납골당과 은해사 납골당 등을 방문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넋을 기리는 일정을 보냈다"고 했다.
대구에 있는 내내 함께였다는 이용수 할머니와 서옥자 고문은 서로를 어머니와 딸로 여기며 연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용수 할머니는 "평소 서 고문에게 '옥자야'라고 부르면 나를 '어머니'라고 불러준다. 나에게 서 고문은 의지할 수 있는 딸 같은 존재"라며 "레인 에반스 의원이 세상을 떠난 후 서 고문이 많이 힘들어했다. 그럴 때마다 그를 위로하기 위해 내가 전화로 노래도 부르고 손편지도 썼지만,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눈물이 났다"고 서 고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 고문은 한국에 오면서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 내 레인 에반스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동상이 눈에 밟혔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 일본군 위안부 사건을 알린 공신이자 서 고문의 연인이었던 에반스 의원은 미국 의회에 총 5차례의 결의안을 제출한 끝에 2007년 7월 일본군강제위안부 결의안(HR121)을 미국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데 기여했으나, 2014년 11월 파킨슨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에반스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의 초석을 놓았던 분이다. 그분 덕에 미 의회에 일본군 위안부 안건이 상정됐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미국 국회에서 증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며 "그를 기리기 위해 청와대, 외교부 등이 함께 에반스 의원의 동상을 제작했고 2019년 7월 '고(故) 레인 에반스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코로나 19가 확산해 3년 만에 동상을 보니 마치 살아있는 그를 보는 것 같아 눈물이 날 것 같고, 마음이 찡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서 고문은 에반스 의원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오는 8월까지 한국에 머무른다.
그는 위안부 활동 외 한국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활동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서 고문은 "위안부 문제에 관해 이 할머니와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는 같다. 할머니께서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시고 용서와 화해의 장으로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며 "한미 국가조찬기도회, 한미 수교 140주년 기념행사 등 한·미간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서 고문은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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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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