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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중의 지팡이'를 '정권의 지팡이'로 격하시킬 텐가

2022-06-23

대규모 경찰 인사가 어제(22일) 오전 9시 자로 이뤄졌다. 명단은 그저께 밤늦게 발표됐다. 이임식도 치르지 못할 정도의 이런 급한 인사는 전례가 없다. 게다가 인사 발표 2시간여 만에 대상자 7명의 보직이 전격 번복됐다. 초유의 사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조지아 출장에서 귀국하자마자 생긴 일이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어제 "경찰 인사안을 수정하거나 변경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럼 대통령 승인도 받지 않은 인사안이 발표됐다는 말인가. 사실이라면 관련자는 물론 책임자까지 경을 칠 일이다. 행안부와 경찰의 솔직한 해명이 궁금하다.

경찰 인사 명단이 공개된 날 마침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이 발표됐다. 경찰 조직을 들쑤셔 놨다. 갑작스러운 경찰 인사가 자문위 권고안에 경찰 수뇌부가 강력 반발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란 점을 주목한다. 권고안 자체도 문제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을 신설해 경찰청을 관리하는 것은 정부조직법·경찰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 과거 내무부 조직 내에 치안국을 뒀다가 치안본부 체제로 변경하고 이후 경찰청으로 독립(1991년)시킨 이유가 뭔가. 경찰이 보다 민주적이고 오직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하라는 취지였다. 이제 와서 다시 행안부 산하 조직으로 둔다는 건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 물론 13만명에 달하는 '공룡 경찰'에 대한 적절한 통제는 시대적 과제다. 그러나 통제의 방식과 주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민주적 방식이 있다.

이 모든 혼란은 경찰권을 장악하고 경찰을 통제하려는 잘못된 욕구에서 비롯됐다. 검찰도 오해를 받는 상황에서 경찰마저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으면 법치주의는 물론 공동체의 민주적 질서가 흔들린다.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보장하고 수사 역량을 키우는 게 경찰 개혁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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