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측 "관광객 유치와 상권 회복 위해 정비 필요"
반대측 "집회 공연 인한 소음, 가게 가림 등 문제"
중구청 "보고회 통해 의견수렴 후 사업 방향 결정"
대구 중구청이 추진중인 동성로 야외무대 재정비 사업을 두고 동성로 상인들 간 첨예한 의견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구 중구청 제공> |
대구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 재정비사업을 두고 동성로 상인들 간 의견 대립이 첨예하다.
동성로 야외무대는 2009년 5월 준공된 뒤 27일 현재까지 동성로 축제 등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13년간 운영되면서 야외무대 개선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시설 노후화 및 기능 저하로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할 다양한 공연 연출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중구청에 따르면 야외무대가 준공된 후 일부 소규모 공사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정비는 없었다.
여기에 대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였던 대구백화점 영업 중지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야외무대 인근을 포함한 동성로 상권 침체 현상이 나타나면서 동성로 상권을 살릴 방안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됐다.
이에 중구청은 대구의 대표 거리인 동성로의 중심에 있는 상설 야외무대 재정비 사업 시행 계획을 세웠다. 시 특별교부금 8억 원을 투입해 야외무대의 노후 이미지를 개선하고 다양한 볼거리와 대구의 랜드마크 기능을 강화해 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하지만 야외무대 재정비 사업을 앞두고 상인들 간 의견이 분분하다. 대다수의 동성로 상인들은 사업을 통해 관광객 유치와 침체된 동성로 상권 회복 등을 기대하고 있으나, 무대 인근 상가들은 집회, 공연 등으로 인한 소음, 신규 무대 시설 설치 시 가게 가림 등의 이유로 무대 재정비에 반대하고 있다.
무대 인근서 상가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공연 관리 미흡 등 들려오는 소음으로 함께 일하던 직원이 일을 그만둘 정도였다. 게다가 대형 스크린 등 신규 무대 시설로 우리 가게가 아예 보이지 않으면 영업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무대가 설치된 후 10여 년간 힘들었다. 중구청 등에서는 공공성과 상권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지만 무대가 없더라도 이 일대는 원래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관계 당국이 사업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법적인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성로상점가상인회는 조심스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LED 모듈 미디어파사드 시스템 설치 등 재정비 사업을 통해 이 일대를 대구 랜드마크로 만들면 사람들이 많이 모일 것이고 자연스럽게 상권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상인들이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상인들이 대형 스크린 설치로 인한 가게 가림 등으로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동성로 상인들을 대표하는 입장이라 한쪽의 편을 들 순 없다. 양 측이 최대한 불만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상인들 사이에서도 사업에 대한 의견이 갈리면서, 28일, 중구청은 동성로 야외무대 재정비 사업에 관한 의견 수렴 및 대책 방안 논의용역 착수 보고회를 연다. 보고회를 통해 사업의 개요 및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전문가와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 및 대책 방안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중구청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사업에 대해 불만을 가진 상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보고회에서는 상인회와 전문가 등이 참석해 의견을 공유하는 만큼,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업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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