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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원장의 속편한 이야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빈혈 검사

2022-07-12

무증상 많지만 심각 수준 땐 증상 발현

진단 후 피검사·CT 등 검사 반복돼도

적혈구 부족 원인 찾는 추가 검사 중요

정연수
정연수 (더편한속 연합내과 원장)

빈혈은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흔한 질환이다. 어지럼증이나 피로감 등으로 검사해 진단받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무증상으로 건강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빈혈로 진단받게 되면, 어느 단계의 문제인지 무엇이 부족한지 재차 피 검사를 해야 한다. 이후 문제가 있는 부분을 확인하고 나면, 왜 문제가 생겼는지에 대하여 피검사, 내시경, CT 등의 추가 정밀 검사를 또 시행한다. 이렇게 여러 번의 단계로 검사를 반복하게 되면 지치고 예민해 질 수밖에 없다.

"피가 모자라다면서, 왜 자꾸 피를 뽑아가는데. 벌써 몇 번째고. 그냥 약만 주소." "수혈한다면서 피를 몇 대롱 더 뽑아가네. 검사하고 남은 피는 다시 넣어주고 가라!" 라고 항의하는 경우도 많다. 왜 그런 걸까.

빈혈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천천히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심한 빈혈이 있더라도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증상이 있더라도 초기에는 단지 약간의 피곤함만 있고, 어지럼증, 손발저림, 가슴이 갑갑하며, 숨이 차고, 몸이 붓는 등의 전형적인 증상은 빈혈이 많이 진행되거나 심각할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될 때야 생긴다. 이외에도 의외의 증상들이 빈혈의 증상이기도 하다. 두통이나 집중력 저하, 불면증, 생쌀이 당기거나, 얼음을 입에 늘 물고 있는 것도 빈혈의 한 증상이다. 성욕 감퇴나 식욕 부진, 가슴 두근거림, 혀나 구강에 반복되는 염증, 입의 가장자리가 갈라지는 염증(구각염), 탈모, 두드러기, 손톱이 숟가락처럼 오목하게 변형되는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간단한 피 검사로도 쉽게 빈혈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매 2년마다 시행하는 국가 건강 검진 항목에는 빈혈 수치가 포함되어 있어 쉽게 발견되기도 한다.

빈혈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부족한 질환이다. 더 정확히는 적혈구 내에 있는 혈색소(헤모글로빈)라는 단백질이 산소를 운반하며, 한 개의 적혈구 내에 수억 개의 혈색소가 있다. 이 혈색소를 기준으로 성인 남자는 13g/㎗, 성인 여자는12g/㎗ 미만을 빈혈이라 한다.

왜 빈혈이 생기는지를 알려면, 적혈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해야 한다. 적혈구의 생성 과정을 공산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비유하자면 철분, 비타민 B12, 엽산이라는 필수 재료를 가지고, '골수'라는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완성품이 적혈구이다. 이 완성품(적혈구)을 얼마만큼 생산할지 결정하는 관리자는 신장에서 분비되는 '적혈구 생산인자'라는 호르몬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적혈구는 혈관을 통해 돌아다니며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운반하게 된다. 이후 수명이 다 된 적혈구는 '비장'이라는 재활용 공장에서 분해되고, 철분은 따로 분류하여 재활용한다. 철분, 비타민, 엽산 등의 원재료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을 통해 위와 소장에서 흡수되어 매일 공급이 된다.

특히 산소를 운반하는 가장 핵심적인 원료인 철분은 재활용뿐만 아니라, 수개월 사용 분을 비축하여 원료 수급이 힘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다.

또한 외부적인 문제들도 관여를 하는데, 예를 들어 경기가 나빠져 물건을 적게 만들거나, 물류 창고에 불이 나서 소실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똑같이 만성적인 염증이나 지병으로 인하여 적혈구의 생산이 줄어 빈혈이 올 수 있으며, 피를 많이 흘린 경우에도 빈혈이 올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결국 빈혈이 생기게 된다.

빈혈은 단지 적혈구, 혈색소가 감소된 상태 만을 뜻하며, 왜 감소되었는지는 추가 검사를 해야 알 수 있다. 그리고 혈색소가 심하게 낮다 하더라도, 그 원인이 무조건 심각한 것은 아니다. 심각한 빈혈에서도 그 원인이 쉽게 치료될 수 있는 경미한 질환일 수 있지만, 반대로 경미한 빈혈에서도 심각한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을 찾는 검사가 더욱 중요하다.

또 어떤 원인인지 정확히 알아야만 올바른 치료도 가능할 것이다. 반복되는 검사가 힘들고 지치겠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정연수 (더편한속 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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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더편한속 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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