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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파트경사로를 복구하고 표준공사비 제정하라

2022-08-02
[기고] 아파트경사로를 복구하고 표준공사비 제정하라
김종윤 시조시인

이를테면 광활한 우주는 마음이 없다. 조물주는 모든 것을 만물에 맡길 뿐, 사사로이 간섭하지 않는다. 마치 바람은 씨앗을 땅에 묻고 돌보지 않는 것처럼, 그러나 대구광역시 행정 최고책임자는 이와 다르다. 어떻게 시정을 합리적으로 꾸려갈 것인가. 또는 사회 저변 갈등을 어떻게 화합해야 할 지 가늠하고, 성찰해야 하는 직분이기 때문이다. '선거공약'을 보면 시민 생활 불편 해소 차원의 실체적 접근이 다소 아쉬웠다.

가령 아파트 갈등원인은 공사비 과다지출 때문이다. 이는 표준지가처럼 '아파트표준공사비' 제정이 곧 유비무환이다. 시인 김수영은 '봄밤'에서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라고 타이른 것은 사소함도 소홀히 하지 마라는 경구다.

가수 윤수일은 경쾌한 리듬으로 쾌척한 삶의 공간으로 '아파트'를 노래했다. 이와 달리 어느 시인은 마치 '닭장'에 갇혀 사는 삭막함으로 묘사했다. 필자도 단독주택에서 상인지구 아파트단지로 옮겨 온지 어언 30년이다. 한번 옮겼다. 보고 느낀 문제는 참으로 많았다. 2016년 '어느 天罰 이야기'에서 '곪아있는 상처' 치유를 위해 이렇게 적기도 했다. 간추린 부분이다.

어느 가을이었다. 한 주민이 손수레에 포도를 가득 담고 내려와 입구 계단 앞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함께 들어 내렸다. 고맙다는 말끝에 "천벌 받을 놈들!"이라며 이런 푸념을 했다. 입주 무렵 1층 배정을 받은 그는 1층 4세대와 함께 시공사를 찾아가 '경사로'를 철거토록 했다. 지나다닐 때, 집 내부를 엿볼 수 있어 사생활 침해 우려 때문이라 했다. 곧 동 대표 회장이 되고, 시공사에서 무단철거로 불편을 겪는다. 노약자나 장애인, 심지어 유모차까지 이루 말할 수 없다. 철거 주동자였던 동 대표 회장은 결국 사업부도로 아파트까지 경매를 당해 떠났다. "이것이 천벌 아니고 무엇이냐?"며 항변했다. 이런 내막을 뻔히 알면서도, 이 핑계 저 핑계로 20여년 세월만 흘렸다고 했다. 그렇다. '경사로'는 인류 보편적 가치의 인권 보호며 장애인은 물론, 노약자들의 이동권이다.

또 법원 주변에서도 아파트관련 사건은 많다고 한다. 정부발표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아파트는 20% 안팎이라고 했다. 주민 무관심으로 소위 꾼들의 봉사 미명하에 온갖 악행을 일삼는다. '아파트 표준공사비'제정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재도장 공사비 경우다. 같은 규모의 이웃보다 무려 8천900만원이나 더 비싼 의혹으로 시감사실에도 재판을 권유했다. 주민 137명 공동연명으로 '대구시 공동주택 감사'신청(2019.3)을 했다. '제39차 공동주택 감사결과(처분)에 따른 조치 요구서'(2021.8.24)다. 이는 행정조치로 14건의 시정요구 안건 중 '공동주택 행위허가 기준위반'이다.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는 무단으로 파손(철거)한 경사로 (102동 3개소 105동 2개소)를 원상복구하시고, 향후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정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조치였다. 그러나 '원상복구'는 다시 하 세월이다. 아파트시공사 측은 "주민(1층 5세대)들의 원만한 합의가 있으면 재시공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고, 해당 구청마저 "사업자 및 이해 당사 간 해결할 문제"라며 30여 년 뒷짐 진 늑장행정으로 차일피일했다. 한 아파트의 경사로복구 및 아파트표준공사비 제정으로 '선진대구'가 앞당겨 실현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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