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2022시즌 전반기 결산 <2> 포수왕국 삼성의 딜레마…주전 포수가 없다
강민호 에이징 커브 우려에도 FA 계약…'주전급' 김태군·'미래 자원' 김재성도 영입
선발 로테이션 맞추려 컨디션 나빠도 출장…타격감 좋을 때 출전 못해 페이스 잃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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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 〈삼성 라이온즈 제공〉 |
'포수왕국'이 됐지만, 되레 확실한 안방마님은 사라졌다. 2022시즌 전반기 '3포수' 체제를 구축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이야기다.
이만수, 진갑용이란 걸출한 포수를 배출한 명문 구단 삼성은 2018시즌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를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데려오면서 다시 한번 리그 최고 안방 시대를 예고했다. 강민호는 두 시즌 동안 아쉬운 활약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지난해 부활해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작년 타율 0.291(406타수 118안타), 18홈런 67타점 55득점으로 '커리어 하이'에 근접하는 지표를 찍었다. 수비에서도 110경기에 선발 포수로 나서 리그 전체에서 둘째로 많은 934이닝을 소화했다. 만 37세인 강민호보다 27이닝을 더 뛴 유강남은 30세, 그보다 92이닝 덜 뛴 3위 최재훈이 33세임을 고려하면 그의 투혼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런 활약상을 바탕으로 강민호는 생애 세 번째 FA에서 4년에 36억원이란 대박을 터뜨리면서 삼성에 잔류했다. 삼성 구단은 노련한 강민호가 팀 구심점이 돼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돕길 바랐다.
그러나 강민호는 올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반기 72경기 251타석을 소화한 그는 타율 0.220(223타수 49안타)에 그쳤다. 무엇보다 장타율이 눈에 띄게 떨어져 올해 19년 커리어 사상 가장 낮은 2할대(0.291)를 기록 중이다. 2010년부터 꾸준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홈런도 올핸 2개밖에 때려내질 못했다.
게다가 고관절, 무릎 등 잔 부상이 늘었다. 경기에 나서곤 있지만, 불완전한 몸 상태 탓에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안방을 보강했다. 강민호의 '에이징 커브'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에 NC 다이노스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LG 트윈스 김재성을 박해민 FA 이적 보상선수로 영입했다. 김태군은 NC에서 양의지 그늘에 가렸지만, 수비가 출중한 주전급 포수다.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출신 김재성은 향후 주전 포수로 성장할 재목이다.
김태군은 그동안 수비만큼은 리그 최고지만, 타격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타격도 눈을 뜬 모습이다. 커리어 최초로 3할대 타율(0.331)을 올리고 있으며, 득점권 타율도 0.297로 좋다. 김재성 역시 타율 0.329(76타수 25안타)에 4할대 장타율(0.408)을 자랑하며 팀 공격력에 보탬이 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전반기 내내 강민호를 고집했다. 삼성 벤치는 이번 시즌 선발투수와 포수 조합을 정하고,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미 짜인 조합대로 경기에 나섰다. 데이비드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은 강민호와 호흡을 맞췄다. 김태군은 앨버트 수아레즈, 김재성은 허윤동이 등판할 때 포수 마스크를 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민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 무리한 강행군을 이어갔다. 김태군과 김재성은 탄력이 붙을 때 출장이 끊어지면서 물오른 타격감을 잃어버리기 일쑤였다. 포수진의 로테이션이 이렇게 스텝이 꼬이면서 삼성의 안방은 구멍이 뚫려 버렸다.
강민호의 급격한 추락으로 주전 포수를 잃은 삼성이 후반기엔 누굴 안방에 앉혀 11연패의 치욕을 뒤로하고 야구 명가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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