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2022시즌 전반기 결산 <3> 장타자 없는 식물 타선…라팍 보유 의미 퇴색
팀 타율·안타수 2~3위인데 리그 순위 8위…단타 많고 희생번트 빈번·병살타는 최다
타자친화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홈런율 낮아…피렐라·오재일 편중현상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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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소총부대'가 됐다.
삼성은 2022시즌 KBO 리그 전반기 팀 타율 0.261을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올랐다. 안타 숫자는 763개로 LG 트윈스(784개)에 이어 둘째로 많다. 또 득점권 타율은 0.275로 3위, 대타 타율은 0.253으로 2위를 달렸다. 팀 도루는 60개로 SSG 랜더스(65개·76.5%) 다음인데, 성공률은 81.1%로 리그 최고다.
그러나 리그 순위는 8위에 머물렀다. 원인은 안타 대부분이 단타라는 점에 있다.
삼성은 전반기 2루타 128개, 3루타 10개를 쳤다. 2루타와 3루타 모두 리그 공동 6위의 성적이다. 홈런은 55개로 리그 공동 8위에 그쳤다.
그뿐만 아니라 병살타와 희생번트가 빈번했다. 삼성은 전반기 병살타가 79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롯데 자이언츠(78개)가 삼성 뒤를 이었고, 키움 히어로즈가 47개로 가장 적다. 희생번트는 52개(1위)를 기록해 가장 적은 한화 이글스(22개)보다 2배 이상 많고, 2위 kt 위즈(43개)에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베이스에 나간 주자를 불러들일 장타가 부족한 탓에 삼성 공격은 연속성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득점권 타율이 상위권인데도 타점과 득점이 각각 6위(339타점), 7위(360득점)에 그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삼성은 구장 크기가 작아 홈런이 비교적 잘 나오는 라팍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홈런 데이터를 뜯어보면 심각한 수준이다. 삼성은 올 시즌 55홈런 가운데 33홈런을 홈에서 기록했다. 얼핏 홈 이점을 살린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삼성 다음으로 라팍에서 많은 홈런을 날린 건 LG(11홈런), kt(10홈런), SSG(8홈런) 순이었다. LG와 SSG, kt는 올해 각각 72홈런(1위), 71홈런(2위), 69홈런(3위)으로 최상급 대포를 뽐내는 중이다. 어느 구장에서나 홈런을 잘 때려내고 있는데, 라팍에선 더 잘 친다. LG는 60안타 중 11개가 홈런이고, kt는 66안타 중 10개, SSG는 56안타 중 8개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확률로 따지면 각각 18%, 15%, 14%에 달한다.
반면 삼성은 8%(408안타 33홈런)에 불과하다. 라팍에서 삼성보다 홈런을 날릴 확률이 낮은 건 한화(15안타 1홈런)와 NC 다이노스(58안타 3홈런)밖에 없다. 전반기 홈런이 가장 적은 두산 베어스(50홈런)조차 라팍에서만큼은 8홈런(56안타·14%)을 때렸으니 삼성 팬들의 얼굴이 붉어질 만도 하다.
또한 호세 피렐라와 오재일 편중 현상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두 선수는 팀 내 장타와 타점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피렐라는 홈런 17개, 2루타 17개, 59타점을 생산했고, 오재일은 홈런 13개, 2루타 21개, 52타점을 만들었다. 팀 홈런의 55%, 2루타 30%, 타점 33%가량을 두 선수가 책임진 셈이다.
부상으로 이탈한 구자욱과 김지찬이 후반기에 돌아온다. 두 선수 모두 제 기량을 뽐내기만 한다면 팀의 상위 타선에 큰 힘을 보탤 전력이다. 그렇지만 김지찬은 발이 빠른 교타자에 속하고, 구자욱도 전형적인 '홈런 타자'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해 안심할 순 없다.
올해뿐 아니라 향후에도 삼성이 리그에서 상위권을 주름잡으려면 라팍 활용도를 더 높여야 한다. 뚜렷한 홈런 타자가 없는 삼성이 구단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는 시즌이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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