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20725010003181

영남일보TV

비메모리 '센서산업'에 집중…수도권·충청권 틈새시장 공략

2022-07-26

'D-Fab' 구축 청신호…대구 차세대 반도체 생태계 첫발

비메모리 센서산업에 집중…수도권·충청권 틈새시장 공략

올해를 기점으로 반도체산업에 첫 걸음마를 시작하는 대구는 당분간 시스템 반도체의 핵심부품인 센서산업 육성에 올인한다. 아울러 포항·구미와의 협업을 통해 '화합물 반도체 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멀게만 느껴지던 '차세대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한층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센서 글로벌수요 폭증 예상
가격변동 폭 큰 메모리보다
안정적 실적 확보도 가능해

차세대 'WBG 반도체' 개발
대구·구미·포항 협업이 중요
산학연 연계 벨트 서둘러야


◆대구 반도체 산업사의 첫 공략 포인트는 '센서'

대구시와 대구경북연구원 등에 따르면 '대구형 반도체 팹(D-Fab) 구축 사업' 추진은 다양한 의미를 함축한다. 우선 '산업의 쌀'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생태계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구에서 원활한 글로벌 공급망 확보 등으로 최근 경제안보상으로 중요성이 커진 반도체시장에 본격 데뷔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사업은 홍준표 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산단 부지 내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사전 단계로 등장했다. 센서를 반도체 분야 첫 공략 포인트로 잡은 것은 향후 국제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측면이 강하다. 연간 1조 개의 센서 생산시대가 도래한 상황에서 센서산업을 적극 육성하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센서는 반도체 전체 시장에서 70%의 비중을 갖는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영역에 속한다. 수도권·충청권을 제외하곤 다른 지역엔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삼성·SK의 반도체 사업 비중이 메모리 분야(30%)에 편중된 점도 고려됐다. 일종의 틈새시장 공략인 셈이다.

시장 가격변동 폭이 큰 메모리 분야보다 안정적으로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개별 단위 생산설비 구축이 어려운 지역 기업의 여건을 감안해 '공유형 생산체계 구축'을 표방한다는 점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를 통해 'R&D→창업·기업성장→신산업·일자리 창출→경제성장→R&D 재투자'로 이어지는 센서발(發) 지역혁신 선순환 체계를 완성시킬 수 있다고 대구시는 보고 있다. 또한 센서는 대구가 신산업으로 육성하는 자율차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로봇, 메타버스(가상공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용 안경 등에 폭넓게 적용된다.

센서 제작을 위한 기업 전용 소량 생산시설(D-Fab)의 경우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내에 센서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설립된 센소리움 연구소와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연구소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구시로부터 올해부터 5년간 총사업비 300억원(국비 200억원, 시비 100억원)이 지원된다. DGIST의 정부 출연금 예산안을 반영하면 사업 추진이 크게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에 국비로 설계비(19억원)를 확보하면 2025년쯤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지역에 이렇다 할 인프라가 없는 탓에 일단 센서 분야부터 안정적으로 시작해 신수종 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대구시는 조만간 △대구형 반도체 육성 종합계획 수립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계획 타당성 분석 및 기본계획 수립 △기업 유치 관련 입법작업 등에 착수할 방침이다.

◆대구-구미-포항 차세대 반도체 트라이앵글 벨트

경북대가 6세대 이동통신용 반도체 개발을 위해 와이드밴드갭(WBG) 반도체(화합물 반도체) 소재 연구개발에 나서면서 자연스레 구미·포항지역 연구기관 및 기업과의 협업이 중요해졌다. 탄화규소(SiC)·질산갈륨(GaN) 등 화합물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기반 반도체보다 고온 등 극한 환경에서도 잘 견뎌낸다. 반도체산업의 시대적 트렌드인 경량화·소형화에도 부합한다.

다행히 경북대 반도체융합기술연구원, 구미전자정보기술원, 포항나노융합기술원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WBG 반도체 개발과 연계한 산·학·연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WBG 반도체 연구개발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역점 추진 사업이기도 하다. 이른바 '대·구·포 벨트'가 자리를 잡으면 국내에서 아직 산업기반이 약하지만 차세대 반도체 분야로 각광 받는 '화합물 반도체'를 선점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 반도체융합기술연구원은 화합물 반도체 연구개발을 기점으로 시설 증축을 검토하고 있다. 시설이 노후화하고 공간이 좁아서다. 대구시는 경북대 측이 지원을 요청할 경우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미는 1980년대 국내 반도체산업의 출발지였다. 지금은 다소 주춤하지만 반도체 및 전자부품 관련 기업이 아직 상당수 포진해 있다. 구미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화합물 반도체인 SiC 기반의 웨이퍼를 생산·공급하는 SK 실트론이 있다. LG이노텍·KEC도 구미에서 화합물 반도체 사업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항에는 국내 최초로 SiC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 예스파워테크닉스가 있다. SK〈주〉가 이 회사에 268억원을 투자해 지분 33.6%를 인수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구에도 에스앤에스텍·에스테크 등 경쟁력 있는 반도체 장비 관련 기업들이 적잖다.

대구경북 차세대 반도체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으면 6세대 이동통신 반도체 소재뿐 아니라 방산·신재생에너지·가전·스마트팩토리 등에도 사업 보폭을 넓힐 수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이문희 박사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Si기반의 전력 반도체 트렌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세계시장을 선도하기엔 산업생태계 역시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화합물 반도체 관련 산·학·연 기초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대구·구미·포항을 중심으로 차세대 반도체 산업생태계 조성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최수경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경제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