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예약, 업무, 휴가 등 위해 열차 예약한 승객들 '발 동동
일부 승객 "열차 지연 공지 시스템 개선해야" 분통...6시간 넘겨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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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경부선 고모역~신경주역 간 상·하행선에서 발생한 신호장애로 KTX와 SRT 고속열차가 지연되자, 동대구역 맞이방 전광판에 열차 지연을 알리는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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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경부선 고모역~신경주역 간 상·하행선에서 발생한 신호장애로 KTX와 SRT 고속열차가 지연되자, 동대구역 맞이방 전광판에 열차 지연을 알리는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26일 오전 5시45분쯤 경부고속철도 고모역∼신경주역 구간에서 신호 장애가 발생해 KTX와 SRT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최장 1시간 이상 지연됐다. 열차 연쇄 지연 현상이 이날 오후 1시쯤에야 부분 정상화되면서, 열차를 이용하려던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승객 일각에서는 장시간의 열차 지연에도 불구하고 다각적인 공지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코레일에 따르면, 신호 장애 발생 구간에서 안전을 위해 열차가 기존 시속 300㎞에서 170㎞로 저속 운행하면서 연쇄적인 열차 지연 현상이 일어났다.
영남일보 취재 결과, 동대구역 기준 이날 10분 이상 지연된 열차(KTX·SRT)는 총 44편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1일에도 서울 수서역으로 가던 SRT 열차가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경부선 고속열차가 1시간 이상 지연하는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갑작스러운 열차 운행 지연으로 이날 열차 이용 승객들은 오전 내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여름 휴가를 위해 열차를 예약한 승객은 물론 서울 병원 예약, 업무 시간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열차를 타야 했던 승객들은 열차 지연 소식에 그야말로 발을 동동 굴렸다.
이날 서대구역에서 탑승하려다 열차가 1시간 넘게 지연되면서 마음고생을 한 김모씨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 병원 예약이 돼 있어서 새벽 6시47분 SRT열차 예약을 했는데, 열차가 출발시간에 오지 않아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른다"며 "역에서 안내할 때 처음에는 10여 분 지연이라더니, 40분, 50분 이상으로 지연 시간이 늘었다. 플랫폼에 있는데 너무 애가 탔다"고 전했다.
김씨는 "열차 지연 공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다. 열차 지연 안내 방송이 나오고 역 직원들이 직접 안내를 하긴 했지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공지가 되지 않아 답답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대규모 지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데, 공지 시스템을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평소 오가는 승객이 많은 동대구역은 오전 내내 한바탕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9시쯤 동대구역 매표소 앞은 지연된 KTX 열차 예매를 취소하거나 반환하려는 승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승객들은 출발 지연을 알릴 목적으로 안내 전광판을 촬영하거나 전화를 돌리는 등 바쁘게 움직이기도 했다.
동대구역에서 지연 열차를 기다리던 이모(67·남구 대명동)씨는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경부선 고속열차의 운행 지연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레일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후 오전 10시쯤 신호 복구 작업을 마쳤으나, 사전 안전확보를 위해 복구 완료 시까지 속도를 낮춰 운행하면서 복구 작업 이후에도 당분간 열차 지연이 발생했다"며 "정확한 신호 장애 원인은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차 지연 공지에 대해 승객들이 불편을 느낀 부분은 본사 차원에서 참고해서 추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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