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청년인구 유지되지만 상주인구는 줄어
남구는 노령인구 제외하고는 감소세 이어져
대구 중구는 전체 인구는 줄고 있으나 청년인구는 지난 5년간 꾸준히 2만2천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젊은이들 만남의 장소인 동성로 일대. <대구 중구청 제공> |
◆빠져나가는 중구 인구 속 유지되는 청년 세대, 이유는?
중구의 인구 유출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구 내에서 계속 유지되고 있는 청년 인구가 주목된다.
과거 중구는 내세울 만한 대표 산업, 대기업이 없어 대규모 상업 시설, 업무 시설의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외곽지 신개발이 시작되면서 노후화된 기성 시가지의 원도심이었던 중구는 극심한 공동화 현상을 빚었다.
인구 유출은 자연스러운 순서였다. 1일 중구청에 따르면 1990년 초 중구의 상주인구는 15만 명이 넘었으나, 도심 공동화와 외곽 신도시 개발로 해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2012년 7만5천439명의 저점을 찍었다. 이후 근대골목 문화유산 등을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으로 인구가 다시 유입돼 2015년 8만 928명까지 증가했으나 이후부터 다시 인구가 감소해 2021년 12월 기준 7만4천791명까지 내려갔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 19로 인한 동성로 상권 침체와 더불어 대구시청·경북대병원 이전 소식 등으로 도심 공동화 현상이 한층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와중에 청년 인구수의 변화는 크게 없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구의 20~30세는 꾸준히 2만 2천명 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2017년 이후부터 중구의 인구 감소세가 계속되는 데다가, 남구의 청년 세대가 2017년 4만332명에서 2021년 3만6천759명으로 약 4천 명의 인구가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이는 중구의 교통 접근성 등을 장점으로 생각한 직장인, 학생들이 중구 일대 주거시설에 터를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구에 거주하러 온 청년들은 기존 중구의 빌라 노후화와 소음 등을 고려해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추세였다.
직장 문제로 중구 오피스텔에 1년 넘게 거주했다는 직장인 최모(여·30)씨는 "오피스텔에서 1년 넘게 살아보니 공시생, 다른 지역에서 온 직장인 등 청년 세대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방을 찾을 당시 중구 내 빌라는 굉장히 노후화됐고, 취객들로 인한 소음이 많아 비교적 방음이 잘되고 안전한 오피스텔을 찾게 됐다"며 "살다 보니 불법 주정차 등 중구의 주차난도 심각해 일반 빌라에서는 당분간 살기 어려울 것 같다. 교통의 요충지라는 점은 중구의 큰 장점이나, 많은 청년들이 고정적인 상주 인구로 변화시키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격히 줄어드는 남구 인구,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해결 가능할까
대구 남구의 도심 개발 제한은 1950년대 설치된 미군 부대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군사시설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면서 개발이 제한돼 타 구·군으로 기존 주민들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자연스레 도시 공간의 단절, 교통과 주민 생활의 불편 등으로 도심 공동화는 더욱 심해졌다.
남구는 노령인구를 제외하고는 점점 인구수가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5만2천169명의 인구 중 60대 이상이 5만971명(33.4%)를 차지했지만, 2021년에는 전체 14만3천176명 중 5만8천711명(41.0%)의 노령인구가 발생했다. 전체 인구는 줄었지만, 노령 인구는 더욱 증가한 것이다.
남구 전체 인구 중 약 30% 이상이 어르신들이지만 이들을 위한 도심 인프라는 비교적 미흡하다. 1일 대구통계연보의 '보건 및 사회보장 분야'를 살펴보면 남구 내 사회복지시설은 총 87개, 생활 및 이용인원 수가 2천131명으로, 중구(31개소, 613명)를 제외하고 노령 인구가 이용할 수 있는 정원 규모가 가장 적었다. 또한, 노인여가복지시설도 중구(55개)에 이어 남구(70개)가 가장 적은 시설을 가졌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행정안전부는 대구 남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했다. 사업에 선정되면서 남구는 올해 인구 유입을 위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최소 42억 원, 최대 120억 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남구는 인구 유입을 위한 14가지 사업안을 준비해 종합 평가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며, 해당 사업들로 남구 내 도시 인프라 확충, 인구 증진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대구 남구는 '다른 구 주민 유입을 위한 도심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남구지역에 진행 중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재개발 사업 전경. 〈영남일보 DB〉 |
현재 중·남구 내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중구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14개소, 소규모주택정비사업 32개소 등 총 72개의 주거환경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남구 역시 재개발·재건축 사업 27개소, 빈집 및 소규모 정비사업 12개소 등 45곳에서 사업이 추진 중이다.
두 구 모두 주거환경 정비사업이 인구 유입의 초석을 다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중구의 경우 계획한 대로 진행된다면 2025년까지 공동주택 1만7천970호가 준공될 예정이며, 추후 8천806호가 추가로 착수돼 2만6천776호가 공급될 수 있다. 남구 역시 주택정비사업 TF팀 구성을 통한 행정절차 간소화로 향후 1만 5천여 세대가 유입될 전망이다.
같은 도심 공동화를 겪고 있지만 각 구의 인구 유입책은 저마다 달랐다.
중구는 상주인구 유입과 유동인구 유인을 함께 추진하는 것을 인구 유입의 기조로 잡았다. 때문에 원도심을 활용한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노후지역 재개발·재건축 등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과 더불어 동성로 관광 특구 지정과 원도심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한 교육전시체험시설 등 관광기반시설 확충 등에 대한 계획도 전했다.
반면, 남구는 '다른 구 주민 유입을 위한 도심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에 계획한 재개발·재건축 진행 상황에 맞춰 앞산 공룡공원 복층형 공영주차장, 짚라인 등 생태숲 조성 등 관광자원 개발에 힘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개발·재건축 뿐 아니라 다양한 도심 인프라 등도 함께 구축되어야 인구 유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하혜수 경북대 교수(행정학부)는 "대도시 중심지의 특징은 주간 활동인구가 많고 상주 인구가 적은데 중·남구가 이러한 특징을 갖고 있는 곳들이다"면서 "상주 인구를 늘리기 위해 단순히 아파트 등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교육여건, 집값 인상 요인, 도심 인프라 등이 함께 어우러져 가야 효과적인 인구 유입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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